![]() |
▲에스엠의 1개월간 주가 흐름 (사진=구글) |
[에너지경제신문=한수린 기자] KB자산운용이 최근 국내 빅3 연예기획사 중 한 곳인 에스엠엔터테인트를 대상으로 주주제안에 나섰다. 이수만 회장이 100% 지분을 보유한 ‘라이크기획’의 계약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배당성향을 확대하라고 촉구한 것. 본격적인 기관투자자의 개입 움직임에 해당 주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에스엠은 KB자산운용 측의 요구에 맞춰 개선책을 내놓을 전망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에스엠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5.40% 오른 4만7800원에 장을 마쳤다. 3만60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던 지난달 27일에 비해 33.89%나 상승했다.
지난 5일 KB자산운용의 주주서한 공시 이후 에스엠 주가는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이날 에스엠 지분율을 6.6%에서 7.6%로 확대했으며 이수만 회장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을 에스엠에 합병하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주주서한을 발송했다. 스튜어드십 코드 내 수탁자 책임 이행 활동을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나선 것이다.
공시된 주주서한에서는 대주주가 100% 소유한 라이크기획과 기타 주주들의 이해관계 상충에 대한 문제 제기, 배당성향 30% 제안, 본업과 연관성이 낮은 적자 자회사들에 대한 내부 통제 강화를 위해 신규 사외이사후보 추천을 요구하는 안이 담겼다.
1997년 설립된 라이크기획은 에스엠 소속 아티스트들의 프로듀싱을 명목으로 매년 에스엠 별도 매출의 최대 6%를 인세로 수취하고 있다. 과거 19년간 누적 규모는 약 965억원, 최근 4년간 462억원으로 그 규모는 증가세다.
2017년에는 연결 영업이익의 98.7%에 해당하는 인세를 수취했음에도 라이크기획과의 계약 내용이 공개되지 않고 있고, 인세율이 측정되는 근거에 대한 설명 또한 부재해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 |
적자 자회사들은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실적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 분기 실적을 보면 본업은 지속적으로 양호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회사들로부터 손실이 계속 발생해 연결 실적은 2개 분기 연속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했다.
자회사 S.M. Entertainment USA는 미국에서 호텔 리조트, 와이너리 등 본업과 연관성이 낮은 사업을 영위하며 적자 기록 중이며, 에스엠이 청담동에 운영하고 있는 레스토랑의 소속 법인인 에스엠 에프앤비 디벨롭먼트는 6년 누적 211억원의 순적자를 기록했다. 실제로 자회사들의 적자 지속에 별도 부문의 고성장에도 불구하고 연결 영업이익은 매번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
이번 주주 서한에 담긴 내용이 이행될 경우 KB자산운용은 2019년 영업이익이 최소 198억원에서 최대 404억원 개선된 675억원~881억원까지 증가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주주서한에 대한 답변 기한은 이달 20일까지로 이번 이슈에 대해 에스엠은 주주가치 증대에 대해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수립하고 투자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증권사들은 이번 요구가 관철될 가능성이 높다며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하고 있다. KB자산운용(7.59%),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5.06%), 미래에셋자산운용(4.82%) 등 주요 기관투자가들의 지분율이 높기 때문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에스엠에 대해 적자 자회사가 정상화되면 예상치 대비 최대 36%까지 영업이익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목표주가를 기존 5만2000원에서 5만8000원으로 상향했다.
KTB투자증권도 목표주가를 기존 4만6000원에서 5만3000원으로 상향 조정하며 매수 의견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