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대통령, 스타트업, 그리고 오픈이노베이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9.06.10 13:40

팀터바인 이정협 팀장

▲팀터바인 이정협 팀장.


[팀터바인 이정협 팀장] ‘오픈이노베이션‘. 우리말로 번역하면 개방형 혁신이다. 오픈이노베이션은 미국 버클리 대학교의 체스브로 교수가 2003년 제시한 개념으로 기존에 기업을 비롯한 조직들이 R&D와 같은 기술 개발 활동을 조직 내부에 중심을 두고 진행했던 ‘폐쇄형 혁신’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조직이 내부 자원을 외부와 공유하면서 다른 기업, 스타트업, 정부, 학계 등 다양한 외부와 함께 기술과 아이디어를 공동으로 고민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일련의 활동이 오픈이노베이션이라할 수 있다. 


오픈이노베이션은 기성 기업에게 그간 알지 못했던 새로운 관점들과 기술들을 보다 손쉽게 접하게 해주고 스타트업에게 기업이 가진 인프라를 공유 받게 해주는 것과 동시에 새로운 시장의 가능성 또한 열어주는 역할을 한다. 뿐만 아니라 스타트업에 있어서 종종 최종 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 출구 전략, 즉 인수나 합병을 통한 엑시트(exit)를 가능케 하는 길이 되기도 한다.

국내에는 지난 2015년 삼성전자가 마그네틱 보안 전송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던 미국의 모바일 결제 솔루션 업체 ‘루프페이’를 인수하면서 오픈이노베이션이 널리 알려졌다. 이 결과로삼성의 갤럭시 핸드폰에 삼성페이 기능이 탑재됐고, 일부에서는 이제 R&D에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하는 것보다 기술을 가지고 있는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 비용이나 시간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오픈이노베이션 활동은 삼성의 예에서도 볼 수 있지만,한 국가 안에서만 진행하는 것보다 글로벌하게 진행했을 때에 더 큰 효과를 발휘한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진흥원 등 정부 기관을 비롯해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등 스타트업과 관련된 기관에서 국내 스타트업이 보다 손쉽게 해외 다양한 기관 그리고 기업들과 교류할 수 있게 돕는다. 같은 관점에서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북유럽 3개국(핀란드,노르웨이, 스웨덴)순방에 큰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번 대통령의 순방 일정 중 첫번째인 핀란드 방문과 함께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에서는 11일과 12일 양일간 ‘한국·핀란드 스타트업 서밋’이 열린다. 이 행사에는 양국의 스타트업 관련 기관을 비롯해 스타트업, 대기업 그리고 벤처캐피탈과 스타트업 육성 기관인 액셀러레이터가 참석한다. 대표적으로 한국에서는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의장을 맡고있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를 비롯한 다양한 스타트업 대표들이 참석한다. 초기 스타트업 컨설팅 액셀러레이터 비더시드윤하림 대표, 푸드테크 전문 액셀러레이터 씨엔티테크전화성 대표 등 스타트업 육성을 돕는 기관의 수장들도 함께 문재인 대통령의 ‘스타트업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다.

핀란드는 사우나와 자일리톨의 나라로 국내에 많이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핀란드에서 시작된 스타트업들로도 높은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이전까지 핀란드를 대표하는 기업으로는 한때 세계 핸드폰 시장의 절반을 장악하며 핀란드 전체 GDP의 상당부분을 담당했던 노키아를 꼽을 수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으로의 트렌드 변화에 둔감했던 노키아는 이에 대응하지 못했고, 핀란드는 대기업에 의존하던 경제 구조를 스타트업으로 바꿨다. 이에 핀란드에서는 전세계를 강타한 모바일 게임 ‘앵그리버드’를 비롯한 다양한 스타트업들이배출뿐 아니라 세계적인 스타트업 전시회가 매년 개최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대통령 경제사절단의 경우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의 수장들이 동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이번 문재인 대통령 핀란드 방문에 동행하는 ‘스타트업 경제사절단’이 시사하는 의미는 아주 특별하다. 뿐만 아니라 이와 함께 핀란드 현지에서 진행되는 양국 스타트업 교류의 장인 ‘한국·핀란드 스타트업 서밋’이 열리는 장소 헬싱키가 가지는 의미도 매년 세계 최대 스타트업 전시회인 ‘슬러시(SLUSH)’의 개최지라는 점에서도 아주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이번 서밋을 통해 양국 간의 멋진 오픈이노베이션 활동 뿐 아니라 한층 더 깊은 의미에서의 상생 그리고 균형 발전에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팀터바인 이정협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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