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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구미사업장 내 생산라인에서 이 회사 직원이 자사 ‘올레드 TV’ 제품 품질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
◇ 극심한 실적 부진…‘줄여야 산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경우 앞서 지난해부터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들어간 상황이다. 중국발 물량 공세로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생산량 증가와 이에 따른 패널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급락한 탓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로 2년째 희망퇴직을 시행하고 있다. 생산직의 경우 지난해에 이어 올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희망퇴직을 마무리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3000명, 올해 현재 2500여 명의 생산직 직원들이 LG디스플레이를 떠났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사무직을 대상으로도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이 회사의 사무직 희망퇴직은 2007년 이후 12년만에 처음이다. 회사 측은 내달 말 퇴직 절차를 완료할 예정이다. 퇴직 대상은 모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핵심 기술 분야를 제외한 근속 5년 차 이상 직원이다.
경쟁사인 삼성디스플레이도 상황은 비슷하다. 구체적인 대상과 규모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지난 9월부터 인력 구조조정 차원에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중국발 LCD 공급 과잉으로 업황 부진에 따른 조치로 보인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실제 최근 TV용 LCD 패널을 매월 12만 장 생산하는 충남 아산사업장 8.5세대 라인에서 감산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이러한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은 실적 악화를 벗어나기 위한 고강도 ‘비상 경영’ 체제의 일환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9월 정호영 신임 사장 취임 후 곧바로 생산직에 대한 희망퇴직 절차를 시작했고, 잇달아 임원과 조직의 25% 감축 계획을 밝힌 바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누적 적자만 9375억 원에 달한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LCD 패널 재고가 쌓이고 가격이 반등할 기미가 없는 상황에서 미·중 무역 분쟁도 불을 붙였다"며 "OLED 등의 신기술 개발 외에는 긴축 경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LG 전자 계열사인 LG이노텍도 최근 자사 발광다이오드(LED) 사업 구조조정과 인력 감축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생산직과 기술직 등 현장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LG이노텍 LED 사업부 축소는 LG디스플레이의 LCD 사업 구조조정과도 궤를 같이한다. LCD TV에는 백라이트(BLU)가 필요한데 BLU에 쓰이는 소재가 LED인 탓이다. 여기에 LG이노텍 LED 사업부는 지난해 영업손실 350억 원을 기록하는 등 11년 연속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 사업 체질 변화…‘선택과 집중’
전자업계는 적자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는 등 사업 체질 변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LG이노텍은 지난 9월 대형마트에 쓰이는 전자가격표시기(ELS) 사업 매각을 결정했다. 적자 사업을 최대한 줄여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취지다. LG이노텍은 또 ‘비주력’인 스마트폰 기판(HDI) 사업 철수도 검토중이다. LG이노텍의 HDI 사업은 중국 업체에 밀려 시장 점유율이 2017년 3%에서 올해 상반기 1.3%로 감소했다.
삼성전기는 지난 4월 반도체 패키징(PLP) 사업을 삼성전자에 7850억 원에 매각했다. 해당 사업의 경우 그동안 업무를 조율할 필요성이 제기돼왔던 만큼 사업 구조 재편을 통해 그룹 내 중복되거나 연관성 있는 사업을 합쳐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사업 조정은 시너지 효과, 경영 효율화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개편하고 외부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며 "이러한 체질 변화로 수익성을 최대한 끌어올리려는 것 아니겠냐"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