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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더 뉴 말리부 |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국내 신차 시장에서 K5, 그랜저 등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지엠이 고민에 빠졌다. 경쟁사 차량들이 승승장구할 경우 말리부 같은 주력 모델의 판매 감소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내수 판매 확대가 절실한 한국지엠은 차량 할인폭을 대폭 늘리고 마케팅 활동에 박차를 가하며 대응에 나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의 세단 모델들인 말리부, 임팔라 등은 최근 국내 판매 분위기가 좋지 않다. 주력 모델인 중형 세단 말리부의 지난달 판매는 775대로 전년 동월(1653대) 대비 53.1% 급감했다. 올해 들어 11월까지 누적으로도 1만 974대를 팔아 작년(1만 5235대) 보다 성적이 28% 떨어졌다.
준대형 모델인 임팔라의 사정은 더욱 좋지 않다. 지난달 72대, 올해 누적 648대가 팔리는 데 그쳐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임팔라의 내수 판매량은 2017년 3603대, 2018년 1549대 등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들은 비교적 제 역할을 해내고 있다. 소형 SUV 트랙스의 올해 1~11월 판매는 1만 1165대로 전년 동기(1만 778대) 대비 3.6% 늘었다. 중형급 이쿼녹스 판매도 1947대로 집계됐다. 최근 투입된 대형 SUV 트래버스의 경우 지난달 322대가 출고되며 성공적으로 국내 시장에 데뷔했다.
현대차 신형 그랜저, 기아차 신형 K5 등의 돌풍을 보며 한국지엠은 고민에 빠졌다. 현대차가 최근 선보인 더 뉴 그랜저는 지난달 4일부터 18일까지 영업일 기준 11일 동안 사전계약 3만 2179대를 이끌어냈다. 이는 기존 6세대 그랜저가 가지고 있던 국내 사전계약 최다 실적을 갈아치운 것이다. 사전계약 첫날에는 1만 7294대를 달성, 첫날 기준 한국 자동차 역대 최다 계약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기아차의 중형 세단 K5도 운전자들의 이목을 잡고 있다. K5는 기아차 모델 중 역대 최단기간인 사흘 만에 사전계약 1만대를 돌파했다. 3세대 K5의 고객 반응 속도는 기아차 역사상 전례가 없을 정도로 빨랐다. 사전 계약 첫날 대수만 보더라도 기존 2세대 K5의 올 1~10월 한달 평균 판매대수 3057대보다 약 2배가 많은 7003대가 계약됐다.
한국지엠은 일단 12월 연중 최대 규모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고객 이탈을 방지하고 있다. ‘아듀 2019! 쉐비 윈터 페스티벌’ 개최해 말리부의 가격을 최대 15% 할인해주고 있다. 또 할부 프로그램을 선택할 경우 최대 72개월의 무이자 혜택을 선사한다. 말리부의 가격이 2345만~3279만 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파격 프로모션이라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대리점으로 발길을 유도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한국지엠은 전국 쉐보레 대리점에서 차량 상담 고객에게 선착순으로 담요를 증정하는 행사를 진행 중이다. 또 최근 미국 LA오토쇼에서 공개돼 주목을 받고 있는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의 관심 고객을 쉐보레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모집하는 한편 고객들에게 뉴스 레터를 통해 제품에 대한 다양한 소식과 고객 참여 이벤트 소식을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