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아마존 이어 2위 알리바바 국내 진출 공식화
국내 기업들 정보·기술 유출에 보안 무방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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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바바가 10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서 연 ‘알리바바 클라우드 코리아 포럼 2019’에서 국내 시장 진출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미국 아마존에 이어 중국의 알리바바가 국내 클라우드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KT와 네이버 등 국내 관련 기업들이 초비상이다. 이런 가운데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국내 기업들도 클라우드 도입에 따른 정보·기술 유출과 보안 등 문제점 파악에 분주하다.
클라우드는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를 저장해 분석하거나 운영하는 역할을 한다. 데이터를 외장하드 같은 물리적 공간이 아닌 인터넷 환경 속에 저장해 언제든 꺼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올해 기준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62억 달러로 추산된다. 클라우드는 데이터가 가상 공간에 저장되는 모습이 구름을 연상시켜 이름 붙여졌다.
◇ 글로벌 1·2위, 한국 시장 놓고 본격 경쟁
10일 업계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이날 한국 클라우드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알리바바 클라우드 코리아는 이날 서울 전경련회관에서 연례 포럼을 열고 자사 기술력을 활용해 한국 기업의 디지털 전환과 해외 진출 지원 계획을 밝혔다.
조성범 알리바바 클라우드 한국 대표는 "아시아 시장은 인터넷·모바일 사용자(유저)가 많아 클라우드를 자연스레 소화할 수 있는 데다 잠재 인구도 많다"며 "유통, 마케팅 등 알리바바 그룹 내 생태계에서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이들 시장에서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어 "한국에서는 삼성SDS, SK C&C 등 주요 클라우드 파트너 등과 협력해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중소벤처기업부 등 한국 정부와도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특히 한국어 24시간 지원,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등 알리바바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한국 스타트업의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육성하는 데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규모 전망 (단위: 달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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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분 | 2017년 | 2018년 | 2019년 | 2020년 | 2021년 |
| 시장 규모 | 1453억 | 1758억 | 2062억 | 2403억 | 2783억 |
| 자료=가트너 | |||||
클라우드 시장은 데이터 처리가 필요한 기업들이 회사 안에 별도의 데이터센터를 둘 필요가 없어 각광받고 있다. 특히 최근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 상용화로 자율주행 자동차, 스마트 모빌리티, 스마트 시티 등 실시간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해야 하는 첨단 산업에서 효율적인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주목된다.
클라우드가 서비스로 본격화된 것은 2000년대 초반으로 역사가 길지 않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온라인 접속 환경이 좋아지면서 클라우드 시장이 고속성장 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의하면 오는 2022년까지 세계 데이터베이스(DB)의 75%가 클라우드로 옮겨가거나 처음부터 클라우드에 구축될 전망이다.
◇ 한국 클라우드 성장 잠재력에 주목
한국은 클라우드 사업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터넷 환경은 우수하지만 클라우드 사용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가에 비해 크게 뒤쳐지고 있어서다. 클라우드 전환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의미다. 핀란드, 스웨덴, 일본, 아이슬란드, 덴마크 등은 기업의 클라우드 사용률이 50%에 육박하지만 우리나라는 12.9%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한국 시장을 둘러싼 ‘클라우드 강자’들의 대결이 나날이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글로벌 기업이 잇달아 국내 클라우드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실제 국내 시장에 먼저 뛰어든 아마존웹서비스(AWS)가 한국 시장의 선두권을 점유하고 있지만 알리바바의 진출과 IBM,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글로벌 IT 기업의 클라우드 기술·사업 성장으로 관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국내 기업 중에는 KT와 네이버 등이 클라우드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 존재감은 미미한 실정이다.
◇ 기술·정보 유출 등 보안 문제가 관건
하지만 이들 글로벌 기업의 한국 클라우드 시장에서의 독주가 지속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개인정보 유출 등 보안 문제 해결이 담보되지 않는 한 국내 대기업 등이 믿고 데이터 관리를 맡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알리바바는 스스로 구축한 클라우드를 통해 거대 유통 채널을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운영해 유통과 IT 사업 간 시너지를 내오고 있다"면서 "앞으로 아마존 등과 국내 클라우드 시장의 1, 2위를 다툴 수 있다"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