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주가도 '윤종원 행장리스크?'...주가 1만원선 지킬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1.20 08:18

‘외인 팔자’ 한 달간 8% 하락...8일 52주 신저가
저금리 기조에 순이자마진 ‘뚝’...충당금↑
윤행장 출근저지 센티멘털 부정적

▲16일 오전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피켓을 든 노조원들이 윤종원 기업은행장의 출근을 저지하고 있다. (사진=연합)


IBK기업은행(024110)의 주가가 올해 들어 하락세를 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저금리 시대로 이자마진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취임한 지 보름이 넘도록 출근을 하지 못한 점도 센티멘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 주가는 올해 1월 2일 1만1550원에서 17일 현재 1만1150원으로 3% 넘게 하락했다. 이달 8일에는 장중 1만10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으며, 최근 한 달 기준으로는 8% 넘게 하락했다. 이 회사 주가는 작년 1월 2일 1만3550원에서 9월 말까지 1만3000원대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다가 이달 현재까지 반등하는 법을 잊은 채 연일 하락세다.

기업은행 주식을 매도한 주체는 외국인이었다. 기업은행의 외국인 지분율은 작년 7월 15일 23.55%에서 이달 현재 19.53%로 20%선이 무너졌다. 외국인은 작년 7월 이후 이 회사 지분율을 늘리지 않고 연일 팔자를 이어갔다.

증권가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하락 기조로 순이자마진이 하락하고 있는데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건전성이 악화되면서 충당금이 증가한 점도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기업은행은 예대율 규제가 없고, 정부가 보증하는 중금채 발행 권한을 갖고 있어 저금리 기조에도 순이자마진 하락을 방어할 수 있었다. 실제 기업은행의 순이자마진은 2015~지난해까지 1.9% 초반대에서 유지됐으며, 이 기간 순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5.7% 성장했다. 그러나 은행업권 전반적으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출 경쟁이 심화되면서 순이자마진 증가율도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프투자증권 김도하 연구원은 "2019년과 올해 순이자마진은 전년 대비 각각 8bp, 10bp 하락한 1.84%, 1.74%로 예상된다"며 "이 때 순이자이익 증가율은 전년 대비 2.2~2.3%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윤종원 행장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는 점도 기업은행 주가 센티멘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윤 행장은 이달 3일 취임 이후 이날까지 보름 넘게 출근을 하지 못하고 있다. 윤 행장의 ‘15일 출근 저지’는 2013년 이건호 전 KB국민은행장의 14일 출근 저지 기록을 넘어선 금융권 역대 최장 기록이다. 노조는 윤 행장을 금융권 경험이 없는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며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IBK기업은행 본사에서 연일 출근저지 투쟁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행.


이로 인해 각 영업점은 새해가 시작된 지 보름이 넘도록 연간목표를 부여받지 못했으며, 기업은행 정기인사를 비롯해 다른 계열사의 사장단 인사 역시 차질을 빚고 있다. 이에 윤 행장은 금융연수원에 임시 집무실을 마련하고 이달 중 출산 등 휴·복직자를 대상으로 인사 발령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직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 한 연구원은 "국책은행의 인사권을 쥔 청와대가 낙하산 인사를 행장으로 선임해 불필요한 논란을 만든 것은 센티멘털 측면에서 부정적이다"며 "다만 2007년 말 취임한 윤용로 전 행장의 경우 관료 출신임에도 기업은행의 경쟁력이 더 강화됐기 때문에 외부에서 오는 게 꼭 나쁘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낙하산 논란이 단기적으로 IBK기업은행에 부정적이기는 하나 윤 행장이 현재 IBK기업은행의 경영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해결 수순에 접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로 은행주 전반적으로 실적이나 주가가 좋지 않다"며 "노사가 대화를 통해 현재 상황을 원만하게 해결하고 윤 행장이 정상적으로 업무를 보는 상황이 왔으면 한다"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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