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원유-금 다 판다" 글로벌 증시 하루만에 대폭락...다우 2만선 붕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3.19 07:46

▲뉴욕 증권거래소(사진=AP/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가 계속되면서 글로벌 증시가 하루 만에 대폭락했다. 투자자들은 주식, 원유, 금, 미국채 등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을 가리지 않고 모두 팔아치우면서 현금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이에 국제유가는 배럴당 20달러를 위협받는 선까지 폭락했고, 다우지수는 3년 만에 2만선이 무너졌다.

1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338.46포인트(6.30%) 떨어진 19,898.92에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장중 2300포인트 이상 밀렸다가 장 막판 낙폭을 줄였다.
   
이로써 '트럼프 랠리'의 출발점으로 상징되는 '2만 고지'는 힘없이 무너졌고, 다우지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2017년 1월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날인 2017년 1월 19일 19,732에 마감한 다우지수는 1월 25일 사상 처음으로 2만선을 뚫으면서 가파른 랠리를 이어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31.09포인트(5.18%) 내린 2,398.10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344.94포인트(4.70%) 내린 6,989.84에 마감했다. 나스닥지수가 6000대로 내려앉은 것은 지난 2018년 1월 2일 사상 처음으로 7,000선을 웃돈 이후로 처음이다.
   
뉴욕증시는 오전부터 급락세를 보이다가 오후 들어 낙폭을 확대했다.
   
점심 무렵엔 S&P500지수가 7% 이상 밀리면서, 15분간 거래가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최근 열흘간 벌써 네 번째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4~5%대 낙폭을 기록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4.05% 하락한 5,080.58에,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5.94% 빠진 3,754.84에,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5.56% 내린 8,441.71로 각각 마감했다.
   
유럽 내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심각한 이탈리아 밀라노의 FTSE MIB는 1.27% 하락한 15,120.48을 기록, 상대적으로 낙폭이 덜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 50지수는 2,388.66으로 5.61% 내렸다.

국제유가는 무려 2002년 2월 이후 18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하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유가 전쟁'까지 더해지면서 낙폭이 더욱더 가팔라진 흐름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24.4%(6.58달러) 미끄러진 20.3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02년 2월 이후 약 18년 만의 최저수준이자 역대 3번째 최악의 날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WTI와 브렌트유는 지난주 각각 22%와 24%의 폭락세를 기록했다. 이번 주 들어서도 국제유가는 WTI가 16일 9.6%, 17일 6.1%나 각각 하락하는 등 폭락세를 이어갔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과 미 국채 시장에서도 매도세가 우세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당 3.1%(47.90달러) 하락한 1,477.90달러를 기록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도 0.26%포인트 급등한 1.26%를 기록했다. 채권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월스트리트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한때 10%가량 상승한 85선까지 오르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날 금융시장이 '대공황' 상태에 빠진 것은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이 세계 경제를 침체로 몰고 갈 것이란 공포가 커졌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무서운 속도로 늘면서 세계 곳곳의 경제 활동이 얼어붙고 있다.
   
여행 및 이동 제한, 휴교, 음식점을 포함한 각종 시설 영업 제한 등의 조치가 곳곳에서 잇따르는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필수적인 여행을 제외하고 캐나다와의 국경도 일시적으로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포드와 GM, 피아트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기업들은 미국 내 공장 운영을 일시중단키로 했다. 전일에는 독일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유럽 지역 공장 운영 중단을 결정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전일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만나 경제 안정 대책을 내놓지 않을 경우 실업률이 최고 20%까지 치솟을 수 있음을 경고했다는 소식도 투자자들의 불안을 자극했다.
   
재정 부양책이 긴급하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이었지만, 경제 상황이 그만큼 급박하다는 것으로 풀이되면서 시장 불안은 더욱 커졌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악화한 투자 심리가 쉽게 회복되지 못할 것으로 진단했다.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의 닐 더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이 급박히 돌아가는 상황에서, 적정 가격이 어느 수준이고 어디에 유동성이 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팔아야 할 경우 그냥 내던지고 있다"면서 "이런 변동성은 날이 갈수록 투자자들의 자신감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박성준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