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손태승-'취임' 권광석, 손잡고 남대문지점 방문
현장서 직원들-소상공인 의견 청취...'지원책' 고심
조용병표 '금융지원' 일환...신한은행 新상품 출시
진옥동 행장 "소상공인 체감 지원책들 빨리 만들어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코로나19 지원' 솔선수범
화훼농가 릴레이 캠페인...그룹차원 100억 상품권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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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태승(왼쪽 두번째) 우리금융그룹 회장과 권광석(왼쪽 세번째) 신임 우리은행장이 남대문시장지점을 방문해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남대문시장 소상공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국내 금융지주사 회장과 시중은행장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에 빠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지원하는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그룹사 컨트롤타워를 맡고 있는 금융지주사 회장들이 큰 방향으로 코로나19 지원체계를 주문하면, 고객들과 가장 긴밀하게 접촉하는 시중은행장이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고안하는 식이다. 금융권에서는 지주사 회장과 시중은행장들이 코로나19와 같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금융사들이 가져야할 책임과 역할에 대해 깊이 공감대를 형성하다보니 어느 때보다 발 빠르게 맞춤형 상품들을 내놓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 새 출발은 '현장에서'...손태승-권광석, 소상공인 피해 직접 체감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은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전일 연임을 확정하자마자 권광석 우리은행장과 함께 코로나19 영업 현장을 방문해 화제를 모았다. 지주사 회장과 시중은행장이 취임 관련 행사를 하지 않고 함께 지점 현장으로 달려간 것은 극히 보기 드문 일이다. 권 행장은 이달 24일 우리은행장으로 공식 취임했으며, 손 회장은 전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연임을 확정했다. 손 회장은 우리금융지주 정기주총 직후 권 행장에게 남대문시장지점을 함께 방문하자고 제안했고, 권 행장 역시 이에 흔쾌히 응했다.
손 회장과 권 행장이 손을 잡고 첫 현장 행보로 ‘남대문시장지점’을 낙점한 것은 이곳이 코로나19 관련 소상공인의 피해를 직접 체감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소상공인 등 300명에 가까운 영세사업자가 총 100억원 수준의 긴급 대출을 신청했다. 이 자리에서 손 회장은 코로나19 지원책과 관련해 우리금융그룹이 추가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들이 무엇이 있는지 고심하고, 권 행장은 현장 최전선에서 고객들과 직접 마주하는 우리은행이 내놓을 수 있는 맞춤형 금융지원들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회장과 권 행장은 현장에서 즉석으로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코로나19로 인한 추가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데 뜻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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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우리은행. |
실제 권 행장은 취임 전에도 손 회장이 그룹 경영전략회의에서 밝힌 내용들을 꼼꼼히 숙지하는 한편 취임 직후에도 코로나19 관련 대고객 지원 현황 등을 점검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은행은 다음달 1일부터 신용등급 1등급에서 3등급 사이인 소상공인들은 시중은행에서 직접 저금리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발표한 만큼 이 역시 업무에 차질이 없도록 신속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 측은 "코로나19 관련 정부 지원책에 맞춰 그룹사와 시중은행이 한 뜻으로 움직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한 금융권 관계자는 "손태승 회장과 권광석 행장이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다양한 현안을 두고 하모니를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 신한 조용병 회장·진옥동 행장 "지원책 빠른 속도로 내놔라" 적극 주문
신한금융그룹도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코로나19 지원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조용병 회장이 그룹 차원에서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 방안들을 적극 가동하는 가운데 진 행장 역시 직원들에게 실제 소상공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지원책들을 빠른 속도로 만들라고 지시하고 있다.
이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신한은행은 다음달 중 6개월간 이자납부를 유예하는 대출 신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코로나19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은 이자 부담없이 대출을 사용하고 추후에 해당 이자를 나눠낼 수 있다. 또 조 회장과 진 행장을 비롯한 신한금융 임직원은 대구, 경북 지역을 직접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호프 투게더’ 캠페인도 시작했다. 코로나19를 함께 이겨내자고 시작한 캠페인은 20일 만에 14억원이 모집됐다. 신한은행 측은 "은행 직원들 사이에서 코로나19 지원책들을 빠르게 내놔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그룹사 모두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는 만큼 소상공인, 중소기업의 부담을 덜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 김정태 회장, 임직원에 꽃 선물...지 행장, 신용보증재단에 직원 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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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그룹은 코로나19로 인한 꽃 소비 감소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훼농가를 돕고자「화훼농가 돕기 릴레이 캠페인」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김정태 회장(사진 가운데)이 23일 하나금융그룹 명동 사옥에서 코로나19로 지친 직원들에게 봄 기운 가득한 꽃을 선물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이밖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코로나19 지원책과 관련해 가장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회장은 이달 초 하나금융그룹 관계사 CEO 및 그룹장들을 대상으로 긴급회의를 소집해 "국가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번 코로나19의 극복을 위해서 그룹 내 전직원이 동참해서 하나금융의 미션을 제대로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한 데 이어 최근에는 화훼농가 돕기 릴레이 캠페인에 참여해 코로나19로 지친 직원들에게 꽃을 선물했다. 지성규 하나은행장도 코로나19 금융지원을 위해 지역신용보증재단에 직원을 파견하며 신속한 금융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돕고 있다.
◇ 허인 KB국민은행장, ‘코로나19’ 비상대책위원장으로...금감원도 호평
아울러 윤종규 KB금융 회장과 허인 KB국민은행장도 코로나19와 관련해 신속한 현장 지원을 위해 의기투합했다.
KB금융그룹은 윤 회장 진두지휘 아래 ‘그룹 비상경영위원회’를 중심으로 다양한 지원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 이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KB국민은행은 허인 행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설치하고 자영업자 등을 위한 금융지원반과 소외계층 등을 위한 비금융지원반을 운영하고 있다. 또 각 지역 주요 거점도시 9곳에 심사신속지원반을 설치하는 한편 본점에도 현장의 애로사항을 모니터링하고 해소하기 위한 ‘현장지원반’을 설치했다. 상담 고객에게는 국민은행의 특별출연 지역신용보증재단 보증상품의 한도 등을 우대한다.
국내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지주사 회장들이 코로나19 지원과 관련해 가장 앞장서서 큰 그림을 그리고, 시중은행장들은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고안하는 식으로 하모니를 이루고 있다"며 "이러한 노력들이 실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소상공인에게 큰 힘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