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시국에 바통 잇는 '손병환 농협은행장', 풀어야 할 네가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3.29 13:20

코로나19까지 겹친 올해, 농협은행 성장가도 이을까
'디지털, 글로벌' 핵심 전략 추진 속도
향후 회장과 호흡 관건…2년 임기 중장기 전략에 중점

▲손병환 NH농협은행장.(사진=농협은행)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손병환 NH농협은행장이 2년 동안 농협은행의 새로운 선봉장을 맡으며 농협은행 성장 가도를 이어 달리게 됐다. 농협은행은 그동안 사상 최대 실적을 연이어 기록하며 농협금융그룹의 실적 상승을 견인해 왔다.

단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은행권 전반의 실적 악화가 예상되고 있어 손 행장이 농협은행의 외적 성장을 얼마나 이끌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이와 함께 2년 동안 임기를 보장받으며 중장기 전략 수립에 집중할 수 있게 된 만큼 새로운 농협금융 회장과 호흡을 맞추며 농협은행의 질적 성장과, 디지털과 글로벌 등 핵심 과제 추진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29일 농협은행에 따르면 손 행장은 지난 26일 취임하며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농협금융지주는 지난 3일 이대훈 농협은행장이 돌연 사임한 후 곧바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손병환 당시 농협금융 경영기획 부문장(부사장)을 새 농협은행장으로 내정했다. 지난 24일 열린 농협은행 주주총회에서 최종 선임된 그는 취임식을 가지지 않고 코로나19 피해 지원 현황을 점검하는 것으로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손 행장은 전임 이대훈 전 행장과 달리 2년 동안 임기를 보장받아 2022년 3월 25일까지 농협은행을 이끈다. 이 전임 행장은 2017년 12월 처음 행장으로 발탁 당시 1년 임기를 보장받았고 매년 1년씩 연임했다. 손 행장은 단기보다는 중·장기 전략에 더욱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이지만, 그동안 농협은행이 괄목할 만한 외형 성장을 이어왔던 만큼 실적 부담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농협은행은 2016년 빅배스를 단행하며 부실을 털어낸 후 지난해까지 무려 1265% 순이익 성장세를 보였다. 연도별 순이익은 2016년 1111억원, 2017년 6521억원, 2018년 1조2226억원, 2019년 1조5171억원이었다.

올해는 대출 등 각종 규제에 코로나19로 인한 기준금리 인하, 긴급자금 확대 등 은행에 불리한 요소들이 산재해 있어 은행권 전반의 실적 전망이 좋지 않다. 농협은행 또한 대외 변화 충격을 고스란히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농협금융이 농협은행에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어 농협은행 실적 부진은 농협금융 전체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지난해 농협은행 순이익은 그룹 순이익의 85%를 차지한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바통을 이어받은 손 행장의 실적 방어 능력이 더욱 중요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금리인하로 인한 순이자이익(NIM) 하락이 불가피해 보며 비이자이익 확대를 통한 포트폴리오 재구성이 필요하다. 농협은행의 지난해 비이자이익은 4240억원으로 총 영업이익(5조5912억원)의 7.6%에 불과하다. 아울러 건전성 위험도 커지고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에도 고삐를 좨야 한다.

농협은행이 중점 과제로 삼고 있는 디지털 전환(DT)도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 농협은행은 올해 고객중심의 디지털 휴먼 뱅크(Digital Human Bank)로 대전환을 키워드로 삼고 디지털 금융회사 전환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전임 이 행장이 스스로를 디지털 익스플로러(탐험가)로 칭하며 혁신금융에 매진을 해 왔던 만큼 이를 잘 이어받아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다. 손 행장이 과거 농협은행의 디지털 금융을 이끌었고, 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 부장을 맡는 등 디지털 환경에 대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디지털 뱅크란 과제를 수행하는 데 적임자란 평가다. 손 행장은 직원들에게 발송한 취임인사에서 ‘고객, 미래, 전문성’을 핵심 키워드로 제시하며 "농협은행을 새로운 디지털 휴먼뱅크로 만들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후발주자로 여겨지고 있는 해외 진출도 중요한 과제다. 농협은행은 2013년 처음 해외지점을 설립한 후 현재 6개국에 7개소의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지난달 기준 법인(MFI)은 미얀마 양곤과 캄보디아 프놈펜에, 지점은 미국 뉴욕과 베트남 하노이에, 사무소는 베트남 호치민과 중국 북경, 인도 뉴델리에 각각 두고 있다. 농협은행은 그동안 투트랙 전략으로 글로벌 사업을 추진하다, 지난해부터 글로벌 투자기업금융(CIB) 육성을 위해 지역을 좀 더 세분화해 전략적인 해외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앞으로는 농협만의 특색을 갖춘 금융을 바탕으로 내실을 갖춘 해외 진출을 시도할 것이란 계획이다. 2025년까지 12개국, 14개 이상 네트워크를 확대하겠다는 계획 아래, 올해는 홍콩, 호주 등 6개국에 6개 인가를 받는 프로젝트 수행을 목표로 글로벌 사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리스크관리 역량 강화, 규모화한 인수·합병(M&A) 등으로 실직적인 글로벌 은행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내달 새로 선임되는 농협금융 회장과 손 행장이 어떤 호흡을 보일 지도 중요하다. 현재로써는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 연임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갑작스런 행장 교체가 이뤄진 만큼 조직을 빨리 재정비해야 하는 시기다. 당장 코로나19란 위기 상황이 닥친 만큼 농협금융 회장과 이를 잘 극복하면서 행장으로써 역할을 시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손 행장 또한 가장 먼저 코로나19 극복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극복하고 농업·농촌 지원과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농협은행에 주어진 숙명"이라며 "코로나19가 종식되고 경제가 다시 정상화 될 때까지 어려움에 처한 고객들에게 비올 때 우산 같은 존재가 되겠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송두리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