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적 개선 한전, 하반기 변수는 그린뉴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5.21 08:39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올해 1분기 43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흑자 전환한 한국전력공사가 이를 이어가지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실적개선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국제유가 하락으로 인한 연료비가 감소한 영향이 컸다. 다만 정부가 기존의 에너지전환 정책기조에 코로나 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그린뉴딜’ 정책을 의욕적으로 추진함에 따라 이같은 효과를 지속적으로 누리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린뉴딜은 탄소중심의 산업구조를 전환해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해 친환경 녹색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실제 한전의 1분기 실적을 들여다보면 국제 연료가 하락에 따라 연료비·구입비는 1조 6005억원 감소했으나,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판매량 하락으로 전기판매수익이 1331억원 감소, 전력공급과 환경개선 위한 필수비용은 3825억원 증가했다. 정부의 기조를 봤을 때 신재생에너지, 전기차충전소 보급 확대, 에너지신산업 육성 등과 같은 정책 비용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확률이 높다.

박용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1분기 한전은 유가 및 석탄 가격과 원가ㆍ판관비도 줄면서 영업이익이 개선됐다"며 "다만, 연료비와 구매단가가 지속적으로 떨어져도 기저발전(석탄, 원자력)의 이용률이 부진해 이익개선세가 예상보다 더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국내 에너지 정책도 변화하면서 이익 개선세가 긍정적이지 못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최근 발표된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상에서도 2034년까지 원자력발전과 석탄화력발전을 각각 26기에서 17기, 60기에서 30기로 줄이기로 함에 따라 연료비 하락효과가 지속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정범진 경희대 교수는 "원자력, 석탄, LNG, 재생에너지 등이 균형적으로 섞여 있어야만 에너지원이 다변화되고 안정적 전력공급이 된다는 것은 상식"이라며 "원자력과 석탄 발전을 폐쇄하고 LNG발전에만 의존할 경우 석유가가 오르면 에너지 공급안정성에 큰 위협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린뉴딜 정책의 취지도 좋지만 경제성과 에너지안보에 대한 고려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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