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인 출신 다수 포진...추후 '개헌'에도 영향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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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21대 국회 전반기 법제사법위원장. 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박경준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본회의 표결 강행으로 21대 국회가 시작했다. 53년만의 단독 선출 강행으로 야당의 거센 비판을 받았으나, 민주당은 국민에게 약속한 입법을 반드시 관철한다는 계획이다. 또 대선 등을 앞둔 상황에서 야당의 발목잡기에 휘둘리지 않고 ‘개혁입법’을 서두르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지난 15일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가져오면서 ‘일하는 국회’로 만들겠다는 강력한 입법 드라이브에 추진력을 확보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을 비롯한 여권의 ‘개혁입법’에도 강력한 추진력을 얻게 됐다. 관례대로 제1야당인 통합당이 법사위장을 확보하면, 176석의 압도적 의석수를 가진 민주당이라도 절차상 개혁입법을 시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동안 쟁점 법안의 경우 소관 상임위를 통과하더라도 상대당이 법사위장을 맡으면,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에 걸려 처리가 지연되거나 발목 잡히는 일이 많았다.
이날 본회의에서 4선의 윤호중 민주당 의원을 전반기 법사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여기에는 무엇보다 검찰개혁 완수를 위한 여권의 의지가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민주당은 패스트트랙(신속 안건처리 절차)을 통해 ‘공수처 설치법’, ‘검경수사권 조정법’ 등 검찰개혁을 위한 법안을 처리했고, 후속 입법 과제가 남은 상황이다. 오는 7월 공수처 출범을 위한 공수처장 인사청문회법과 국회법 개정 등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은 21대 국회에서 윤호중 의원을 위원장으로 내정하면서 법사위에는 박범계, 박주민, 백혜련, 송기헌, 김남국, 김용민, 소병철 의원 등 법조계 출신 의원을 대거 배치했다. 애초 법사위를 희망했던 황운하 민주당 의원과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은 포함되지 못했다. 황 의원은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으로, 최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에게 허위 인턴활동증명서를 발급해 준 혐의로 각각 기소돼 이들이 법사위에 갈 경우 이해 충돌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경기 가평 출신인 윤 위원장은 80년대 운동권 출신을 뜻하는 소위 ‘86그룹’의 맏형격이다. 부인 차경희 씨와의 사이에 1남1녀를 뒀다. 서울대 재학 중이던 지난 1984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서울대 프락치 사건의 폭행 주동자로 지목돼 징역형을 선고받았고 1987년에 사면 복권됐다. 이후 1988년에 평화민주당 간사로 현실정치에 투신해 한광옥 전 의원 보좌관을 거쳐 김대중 정부 청와대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했다. 2000년 이후에는 경기 구리시에서 6차례 선거에 출마해 4차례 승리했고, 17·19·20·21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윤 위원장은 열린우리당 대변인, 민주통합당 사무총장,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장과 사무총장 등 다양한 당직을 거쳐 당무에도 매우 밝다. 지난 4월 총선에서도 매끄럽게 공천 실무를 지휘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책적인 식견이 높고 온화한 성품으로 동료 의원들과도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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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후덕 21대 국회 전반기 기획재정위원장. 연합뉴스 |
21대 국회 전반기 기획재정위원장는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63)이 선출됐다. 윤 의원은 친문 중진이자 당내 예산통으로 불린다. 경기 파주 출신의 윤 의원은 배우자 김은희 씨와의 사이에 1남1녀를 뒀다. 연세대 사회학과를 나왔고, 긴급조치 9호에 반대하며 학생운동에 투신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사상적 자유와 인권을 다루는 책을 발간했다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되기도 했다. 지난 1992년 김원길 민주당 의원 보좌관으로 정치권에 입문했고,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에서 정무비서관으로 활동했다. 윤 의원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후보로 경기 파주갑에서 당선된 이후 내리 3선을 했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는 당시 문재인 후보의 비서실장을 지내며 친문으로 자리매김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 간사, 민주당 민생입법추진단장을 맡는 등 당내에서는 예산·입법 전문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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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21대 국회 전반기 외교통일위원장. 연합뉴스 |
21대 국회 전반기 외교통일위원장에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57)이 선출됐다. 전남 고흥 출신의 송 의원은 80년대 운동권 출신 그룹의 맏형격이자 선두주자로 통한다. 부인 남영신씨와의 사이에 1남1녀를 뒀다. 송 의원은 연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대학 졸업 후 노동운동을 하다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다 정계 입문했다. 지난 2000년 총선 때 새천년민주당의 ‘젊은피’로 영입돼 금배지를 단 뒤 인천에서 5선을 기록했다. 지난 2010년에는 인천시장 선거에서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를 꺾고 당선되기도 했다. 학창 시절부터 외교와 통일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는 송 의원은 영어, 중국어, 러시아, 일본어 등 4개 국어에 능통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 러시아 특사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기도 했으며, 대통령 직속 초대 북방경제위원장을 지냈다. 현재 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올해 2월에는 <둥근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 송영길의 지구본 외교>를 출간하며 외교·통일 분야의 정책 비전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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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학영 21대 국회 전반기 산업통상자원중소기업위원장. 연합뉴스 |
21대 국회의 전반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에는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48)이 선출됐다. 전북 순창 출신의 이 의원은 평생을 시민사회 운동에 헌신해왔으며, 유신 시절 전남대 문리대 학생회장으로 활동하다 민청학련 사건으로 제적된 바 있다. 이후 한국 YMCA전국연맹 사무총장,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이사,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 등을 두루 거친 이 의원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정치’를 만들겠다는 포부로 현실 정치에 발을 디뎠고,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당선된 이래 경기 군포에서 내리 3선을 했다. 올해 21대 총선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는 2개의 군포 지역구가 하나로 합쳐졌음에도 당내 경선에서 승리하고 출마해 당선됐다. 지난 1984년에 실천문학으로 등단한 시인인 이 의원은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 민주당의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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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애 21대 국회 전반기 보건복지위원장. 연합뉴스 |
21대 국회 전반기 보건복지위원장에는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56)이 15일 선출됐다. 충북 단양 출신인 한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드문 3선 여성 의원이다. 부산대에서 환경공학과 학사, 노팅엄대에서 산업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한 의원은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공공연맹 수석부위원장 출신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주로 활동하면서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의 산파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을 맡는 등 당내 대표적 ‘정책통’인 한 의원은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아 정부·여당의 주요 정책인 사회안전망 확대를 위한 입법에도 기여했다. 지난 20대 국회 막판 본회의를 통과했던 한국형 실업부조를 위한 ‘구직자 취업촉진 및 생활안정지원에 관한 법’ 처리에도 앞장섰다. 이번 21대 국회에서는 민주당 ‘일하는국회추진단’ 단장을 맡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체계·자구심사권 폐지, 윤리특별위원회 및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운영 개선 등의 내용을 담은 ‘일하는 국회법’ 초안 작성을 이끌었다.
박경준 기자 kjpar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