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10개 건설사 대상으로 현장설명회
공사비 2728억원…653가구->750가구로
▲서울 용산구 이촌 현대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이 세 번째 시공사 선정을 시작한다. 사진은 단지 입구 전경.(사진=윤민영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윤민영 기자] 서울 용산구 이촌현대아파트 리모델링 조합이 2일 새로운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진행한다. 조합은 참석 대상 기업으로 총 10곳의 시공사를 지명했다. 기존 시공사였던 포스코건설과 현대건설을 배제한 나머지 10대 건설사와 원조 리모델링 사업자인 쌍용건설, 관련 사업 실적을 보유한 효성중공업 등이다.
조합의 시공사 선정은 포스코건설, 현대건설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1974년 12월 이촌 현대아파트를 준공했던 현대건설이 2004년 해당 조합의 리모델링 시공권을 수주했지만 한차례 시공계약이 무산됐다. 2015년 포스코건설이 재선정 됐지만 공사비 증액에 대한 상세 내역을 두고 마찰을 겪으면서 가계약이 무산됐다.
2015년 입찰 당시 조합이 제시한 3.3㎡당 공사비는 423만원이었다. 그러나 포스코건설은 처음에 571만원을 제시했다가 540만원까지 내렸다.
이근수 이촌현대 리모델링 조합장은 "공사비를 증액할 순 있으나 세부 내역을 모르면 깜깜이 공사 밖에 안된다"며 "이번에는 처음부터 특화안을 고려해 공사비를 증액했고, 입찰에 참여하는 건설사들은 해당 금액에 대한 세부 지출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조합의 경우는 건설공사비지수와 소비자물가지수 적용 기준을 두고 포스코건설과 이견이 생겼다. 조합은 2015년 가계약서를 근거로 실제 착공일까지 모두 소비자물가지수를 기준으로 공사비를 증액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스코건설은 가계약 시기인 2015년에는 소비자물가지수를 적용하되 착공예정일이었던 2017년 5월부터는 건설공사비지수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경우 양측이 주장하는 증액분은 조합이 93억원, 포스코건설은 238억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2017년에 예정대로 착공이 들어가지 못하면서 공사비 측정 기준을 두고 해석이 엇갈린 것이다.
조합과 시공사간 공사비 상승 내역을 두고 마찰이 일어나는 이유는 리모델링 단지의 공사비 검증 의무에 대한 법적 장치가 없는 이유도 한 몫 한다. 재건축과 재개발처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의 적용을 받는 정비사업조합은 공사비를 10% 이상 증액하거나 조합원 5분의 1 이상이 공사비 검증을 요청할 경우 한국감정원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검증 신청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리모델링의 경우는 주택법 적용 대상이기 때문에 시공사가 자체적으로 제출하지 않는 한 공사비를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에 따라 조합은 세 번째 시공사 선정 요건에 공사비 상세 내역 제출을 포함시켰다. 직접 공사비 검증에 나선다는 취지다. 공사비 상한선도 2728억원으로, 3.3㎡당 550만원 선이다. 2015년 포스코건설 수주 당시 공사비였던 2023억원 보다 약 700억원이 늘어났다. 다만 해당 금액에는 특화설계안 비용이 없었고, 이번에 증액된 공사비에는 물가상승률과 고급 마감재 적용 등의 특화안이 모두 포함된 금액이다. 그러나 향후 시공사가 물가상승률을 재반영 한다면 또다시 비슷한 잡음이 반복될 가능성도 크다.
다만 현장설명회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 최근 리모델링 단지의 공사비가 웬만한 서울 강남권 도시정비 사업장 공사비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치솟아서 사업성이 떨어질 경우 건설사들들이 참여를 포기할 수도 있어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리모델링 단지도 30가구 이상 일반분양하게 되면 분양가상한제를 적용 받는다"면서 "특히 수직증축 기준이 복잡해 세대수를 대폭 늘리기도 힘들고 공사비가 올라갈수록 조합원들의 분담금이 올라가기 때문에 사업성이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촌현대아파트는 1974년 12월 준공해 재건축 연한인 30년을 16년이나 넘겼지만 사업 속도 등을 이유로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다. 2006년 조합이 설립됐고 2019년 사업계획을 승인받았다. 조합은 현장설명회를 시작으로 9월 1일 입찰마감, 26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진행할 방침이다.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해당 단지는 기존 8개동·653가구에서 9개동·750가구 규모로 탈바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