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 금액 10배 증가…352억 원 → 3673억 원
올 상반기만 2075억 원…국내 기업 중 최대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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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경남 창원에 위치한 가전 부품 협력사에서 경쟁력·생산성 향상을 위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상생결제시스템’을 도입하니 즉시 현금화가 가능해 자금 운용에 숨통이 트였어요."
LG전자가 상생결제시스템을 도입한 지 5년째. 이 기업 협력사들이 현금 유동성 향상 등 경영 여건이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LG전자에 따르면 자사 1차 협력 기업이 2차 협력사에 상생결제시스템으로 지급한 금액이 5년만에 10배 이상 증가했다. 2015년 352억 원에서 지난해 3673억 원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에만 2075억 원에 이른다. 국내 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다.
LG전자 → 1차 협력사 대비 1차 협력사 → 2차 협력사 ‘상생결제’ 지급 금액 비중 추이 | ||||||
구분 | 2015년 | 2016년 | 2017년 | 2018년 | 2019년 | 2020년 상반기 |
비중(단위: %) | 1.6 | 1.8 | 1.2 | 3.4 | 7.4 | 9.6 |
자료=LG전자 |
상생결제시스템은 대기업이 발행한 매출 채권을 2·3차 협력사도 현금처럼 융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협력사가 신용도에 상관없이 대기업의 신용을 기반으로 은행에서 현금화해주기 때문에 2∼3차 협력사가 낮은 수수료로 이용할 수 있다. LG전자가 1차 협력사에, 1차 협력사는 2차 협력사에 상생결제시스템으로 대금을 지급하면 2차 협력사는 LG전자의 신용도를 적용받아 조기에 납품 대금을 현금화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이전에는 대기업이 1차 협력사에 현금성 채권을 주면 1차 협력사가 2·3차 협력사에는 어음 등을 지급했다. 어음은 사채 시장에서 고할인율로 현금화해야 해 2∼3차 협력사로 갈수록 현금 흐름이 나빠지는 문제가 초래됐다.
LG전자가 1차 협력사에게 지급한 금액 대비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에게 지급한 금액 비중도 2015년 1.6%에서 지난해 7.4%로 크게 증가했다. 올 상반기 현재 10%에 육박한다. 이는 국내 상생결제 금액 평균에 비해 크게 높은 수치다. 실제 결제전산원에 의하면 지난해 기준 국내 1차 협력사와 2차 이하 협력사 간 상생결제 금액은 1조 7000억 원으로, 구매 기업(대기업 등)과 1차 협력사 간 상생결제 금액 114조 원의 1.5%에 불과하다.
2015년 상생결제시스템을 도입한 LG전자는 공문과 가입 절차 안내 등을 통해 1차 협력사들에 상생결제시스템 도입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상생결제시스템을 도입한 협력사에 가점을 제공해 더 많은 2차 협력사가 혜택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이시용 LG전자 구매경영센터장(전무)은 "1차 협력사는 물론 2차 이하 협력사까지 상생 협력의 효과가 확산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