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노사 합의…직원들 유동적 선택 PC오프 하반기 도입
특별휴가 공무원 기준 적용…미사용 연차 50% 내서 최대 5년 저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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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산업은행. |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KDB산업은행 노사가 산은 영업점 직원들이 하루 1시간 PC를 끌(off) 수 있도록 하는 내용에 합의했다. 직원들이 휴식 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산은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산은 지부는 지난 6일 이같은 내용의 노사협의회 합의서에 서명했다. 이 자리에는 이동걸 산은 회장을 비롯해 조윤승 산은 지부 위원장 등 노사 관계자들이 참석해 올해 1·2분기에 노사협의에서 합의한 내용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확약했다. 이번 합의에는 주로 직원들의 휴식과 휴가를 보장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먼저 영업점에 있는 직원들은 1일 1시간 PC를 끌 수 있는 PC오프제를 하반기 중 도입하기로 했다. PC오프는 직원들이 PC를 잠그면 1시간 동안 강제로 켤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앞서 2018년 산별중앙교섭 별도합의서 내용에 따라 이뤄졌다.
단 산은은 PC오프 시간을 점심시간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산은 관계자는 "점심시간 위주로 PC오프를 하되, 상황이 다를 수 있으니 시간이 특정 되지는 않았다" 며 "시간은 직원들이 유동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1시간 PC오프의 경우 IBK기업은행 등 일부 은행에서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은행 영업점 직원의 경우 고객들이 몰릴 때는 20∼30분 내 짧은 시간 안에 점심을 먹어야 하는 등 시간에 쫓기는 경우가 많아 직원들의 휴식시간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됐다. 반면 직장인 고객 입장에서는 점심시간 등에 짬을 내 영업점을 찾았을 때 해당 직원이 없으면 은행 업무를 처리하기 어려운 점 등이 있어 1시간 PC오프를 두고 찬반 여론이 팽팽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직원들의 PC오프 시간을 겹치지 않도록 교대로 적용하는 등 업무에 불편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은은 이와 함께 고객응대직원을 대상으로 하반기부터 심리 상담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본점과 영업점 대표전화를 연결할 때 감정노동자 보호를 위한 안내멘트도 도입한다.
직원들의 휴가 기준도 개선한다. 산은 노사는 3분기 중 본인과 배우자의 유산·사산, 자녀돌봄 특별휴가에 따른 휴가 기준을 공무원 기준으로 조정한다. 남성직원의 육아휴직 사용을 독려하기 위한 캠페인도 하반기 중 진행한다. 올해 의무로 사용해야 하는 연차휴가 일수 중 사용하지 않은 휴가 일수에 대해서는 의무사용 일수의 50% 내에서 최대 5년간 저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에도 합의했다.
지난 4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발표한 금융 노사정 공동선언문에 따라 부점종합평가 적용 직원의 내년도 내부성과급 차등 폭은 현행의 절반 수준으로 줄인다. 내년 1월에는 저임금 직군 복지를 개선하기 위해 사무보조인 전문직 B직원에 대한 선택적 복지제도를 개선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국책은행들을 중심으로 은행 직원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직원들은 더 일하기 좋은 환경을 보장받고, 고객들에게는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