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 개선' 속도 내는 대형마트, 좋은 시절 다시 올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07.28 16:12

▲이마트가 새롭게 리뉴얼해 선보인 월계점에서 소비자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사진=서예온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전반적인 경기 부진에 온라인의 거센 공세, 여기에 코로나19까지 겹쳐 전례 없는 위기를 겪고 있는 대형마트가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업계 1위 이마트가 점포 리뉴얼로 활로를 찾는 반면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점포 폐점과 매각으로 몸집을 줄이고, 배송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코로나에 따른 언택트 중심의 소비 트렌드로 대형마트가 위축될 것이란 비관론과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며 아마존을 방어하고 있는 미국 ‘월마트’처럼 국내 대형마트도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란 낙관론이 혼재된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 체험형 매장으로 변신…미래 주요 소비층 3040 잡는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이마트타운 월계점을 첫 미래형 점포로 선정하고, 지난 5월 리뉴얼 오픈했다. 기존 할인점 면적을 80%에서 30%로 줄이는 대신 태넌트 매장 면적을 20%에서 70% 확대했다. 맛집을 비롯해 카페, 서점 등 체험형 콘텐츠를 대폭 강화했다. 그 결과 지난달 이마트 월계점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40% 신장했다. 리뉴얼 효과를 본 셈이다. 이에 이마트는 월계점과 순천점 등 3개 점포 외에도 점포 리뉴얼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대형마트의 변신은 미래 핵심 소비층인 3040세대를 유인, 장기적으로는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이 인터넷으로 쇼핑을 하지만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니즈(욕구)도 크다"며 "오프라인 매장인 대형마트는 상품을 구경하고, 체험할 수 있는 쇼룸형태로 바뀌어야 한다. 이에 맞춘 점포 리뉴얼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유통학회장인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생필품 판매는 온라인이 잘하는 만큼 대형마트는 온라인이 못하는 것을 해야 한다"며 "맛집을 유치해 밥도 먹고 같이 겸사 겸사 쇼핑도 할수 있는 곳으로 리포지셔닝 한다면 지금보다 주가가 살아날 가능성 있다"고 말했다.


◇ 아직은 배송 한계…"쿠팡 수준으로 강화해야"


앞서 이마트가 체험형 매장으로 점포를 바꿨다면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점포를 물류센터와 배송 기지로 활용해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 4월 온라인통합 쇼핑 앱 ‘롯데온’ 출시에 맞춰 중계점과 수원 광교점을 ‘스마트스토어’로 리뉴얼했다. 이를 통해 주문 즉시 2시간에 상품을 배달해주는 바로 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그 결과 온라인 주문량은 리뉴얼 전보다 증가했다, 이에 롯데마트는 스마트스토어를 연내 14개 점포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도 지난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업을 융합하는 ‘올라인’을 사업 전략으로 삼고, 온라인 주문이 많은 점포에 ‘점포 풀필먼트센터(FC)’를 구축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대형마트의 배송 서비스가 핵심 소비층인 5060세대를 잡기에는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 입장에선 대형마트에 가면 물건을 많이 사가지고 올수 있지만, 배송을 잘 안 해주니까 동네마트를 갈 수밖에 없다"며 "대형마트의 배송은 아직까지 한계가 있다. 배송 서비스가 온라인과 쿠팡과 같은 수준으로 개선된다면 동네마트의 수요는 대형마트로 이동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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