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계소득 1.9% 상승 통계작성 이래 최저…기업소득도 2015년 수준 뒷걸음질
최근 10년 정부소득은 연평균 5.5% 상승…가계 4.2%·기업 0.8% 상승률보다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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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지난해 가계소득이 고작 1.9% 늘어나는 데 그쳐 역대 가장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재산소득이 줄고 가계 영업잉여가 위축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기업소득 또한 영업잉여 2년 연속 감소 탓에 4년 전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정부소득은 최근 10년간(2010∼2019년) 연평균 5.5% 상승하면서 가계(4.2%), 기업(0.8%) 증가율을 상회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0일 한국은행 GDP통계 소득계정을 이용해 ‘가계·기업·정부 순처분가능소득 추이’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고, 지난해 가계 순처분가능소득은 1.9% 늘어나는데 그쳐 1975년 통계작성 이래 가장 낮았다고 밝혔다. 이는 외환위기(2.8%), 글로벌 금융위기(3.5%) 때보다 낮은 수준이다. 또한 가계 순처분가능소득을 측정하는 OECD 28개국과 비교해도 우리나라는 26위로 하위권이었다.
지난해 가계 순처분가능소득은 직원보수 상승(+3.5%)에도 재산소득 감소(-7.2%), 가계 영업이익 하락(-2.2%), 소득에서 떼어가는 순경상이전 마이너스 등의 영향으로 부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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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순처분가능소득은 2017년 193조1000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급락해 지난해 158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2015년 수준(158조2000억원)으로 회귀한 셈이다. 기업소득 하락은 기업 영업잉여 역성장 때문으로, 기업 영업잉여는 최근 2년 연속 줄어든 데다 감소폭도 2018년 -1.2%, 2019년 -8.3%로 확대됐다. 이 같은 추세는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1.1%·2009년 5.3%), 유럽 재정위기(2012년 0.3%) 등 대형 악재 속에 영업잉여가 플러스 성장한 것과 대조된다.
반면 정부 순처분가능소득은 기업·가계소득 둔화에 따른 경상세 수입 부진 때문에 지난해 404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0.2% 줄었으나, 2010년 이후 연간 상승률은 경제주체들 중 가장 빨랐다. 2010∼2019년 정부소득은 연평균 5.5% 늘어 가계(4.2%), 기업(0.8%) 증가율을 상회했다. 정부 몫 급증은 가계·기업의 ‘소득·부에 대한 경상세, 사회부담금’이 동기간 연평균 8.1% 오른 영향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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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지난해 기업과 가계는 소득이 감소해 모두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감가상각, 소득재분배 등을 거친 후의 소득인 순처분가능소득은 기업에서 최근 2년 연속 감소해 타격이 컸고, 가계에선 근로자 급여(피용자보수)가 일정 폭 늘어났지만 배당·이자 등 재산소득과 자영업자 영업잉여가 줄어든 탓에 지난해 소득 상승률이 1975년 통계집계 이래 가장 낮았다"고 지적했다.
추 실장은 이어 "기업·자영업자 등 생산주체들의 활력 위축은 가계소득 구성항목인 피용자보수, 영업잉여, 재산소득 등에 부정적 영향을 줘 결국 가계소득 둔화를 초래한다"면서 "가계소득을 늘리려면 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사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