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0원도 위태' 급락하는 원·달러 환율..."달러 약세 지속될 듯"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10.21 16:33

美경기부양책 전망에 원화 강세
환율 1131원으로 1년반만에 최저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원·달러 환율이 1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양새다. 미국의 경기부양책이 조만간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과 위안화 강세가 반영되면서 금융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진 탓이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당선될 경우,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선을 밑돌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7.5원 내린 1131.9원 마감했다. 환율은 전날도 2.6원 내린 1139.4 마감하면서 종가 기준, 지난해 4월 19일(1136.9원) 후 처음으로 1130원 선에 진입했다.

환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세계로 퍼져나가기 시작한 3월 19일 1285.7원까지 치솟았지만 올해 8월 말부터 빠르게 하락세를 탔다. 한 달 전인 지난 9월 11일 이후 3일을 제외하고는 모두 하락세로 마감했다.

원화가치 상승세는 세계 주요국 통화 가운데서도 두드러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말부터 이달 13일까지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3.5% 상승했다. 세계 13개 주요국 통화 가운데 가장 가치 상승폭이 컸다.

원화 강세의 주된 배경으로는 환율시장이 바이든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주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오는 11월 3일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바이든 후보가 승리할 경우 원화와 위안화의 동반 초강세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만일 미국 민주당이 집권하면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추진되면서 시중에 달러가 많이 풀리고 재정 적자 확대 우려도 커지는 만큼 달러가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바이든 후보가 평소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대(對)중 관세 정책에 부정적이었기 때문에 대통령이 되면 미·중 갈등이 완화될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그만큼 중국 위안화 가치가 더 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원화가 강세를 보인 것은 중국 경제 호조도 영향을 미쳤다. 중국 경제는 8월을 분기점으로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미국의 달러화 약세 압력이 커지면서 위안화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다. 달러·위안 환율 하락은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의 상승을 의미한다.

중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 4.9% 증가했다. 중국은 세계 주요국 가운데 유일한 플러스(+) 성장을 이뤄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미국 대선 결과, 중국 위안화 강세 지속 여부 등이 원·달러 환율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내림세를 지속하면서 1120선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위안화는 역외시장에서 달러당 6.65위안 수준까지 떨어지며 2018년 7월 이후 가장 강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위안화가 강세면 이에 동조화돼 원화도 강세를 보인다"라며 "환율은 펀더멘털에 좌우되는데, 코로나19 사태에도 중국과 한국의 경제적 타격이 적고 회복력도 좋다. 내년까지 달러 약세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진단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내년 상반기까진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금은 달러로 거래되는 상품이라 달러가 약세면 금값이 상승하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다만, 위험 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바이든 당선시 내년 초 이후 최소 3조 달러 이상의 공격적인 확대 재정정책이 예상된다. 향후 예상되는 미국의 정책조합은 달러화 약세를 장기화시킬 것이다"라며 "원화는 주요국 통화들과 유사한 속도로 달러화 대비 점진적인 절상추세를 유지하며 올해 말 1120원 수준까지 하락할 전망이다"라고 예상했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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