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영향? 판결 부담? 美 ICT, LG-SK 배터리 소송 판결 또 연기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10.27 06:55

"투표 통해 최종 결정 12월10일로 6주 연기한다" 발표
양측 소송 비용만 이미 4천억 써…소송 리스크 장기화
SK측 "양사 분쟁 합의하고 사업에 매진할 수 있길 바래"
LG측 "코로나19로 판결 연기사례 늘어…큰 의미 없어"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분쟁을 벌이고 있는 LG화학(왼쪽)과 SK이노베이션.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 결정을 12월10일로 또다시 연기했다. 당초 이달 5일로 예정됐던 최종 결정일을 26일(현지시간)로 연기했던 ITC는 이날 다시 12월10일로 6주 더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ITC는 위원회의 투표를 통해 재연기를 결정했다면서 그 배경이나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우리 시간으로 27일 오전 4시께 재연기가 공지됐으며,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측 모두 당황했다.

업계에서는 판결 연기를 두고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간 소송을 둘러싼 ITC의 고심이 반영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모두 미국 내에서 자국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는 기업인 만큼 SK이노베이션의 미국 사업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패소 판결을 확정되는 데 대한 의견이 미국 내부에서도 분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미국 대선과 맞물려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SK이노베이션에 불리한 판결을 원치 않으며, 만약 SK가 패소하면 이례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언론 등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ITC가 판결을 연기할 수는 있지만 두 차례에 걸쳐 두달 넘게 미루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양사의 소송 리스크도 장기화되는 모습이다. 이번 소송과 관련해 양사는 이미 4000억원이 넘는 비용을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두 차례 연기된 전례도 있으며 코로나19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번 ICT 최종 판결 연기와 관련해 SK이노베이션 측은 "구체적인 연기 사유는 알 수 없으나, ITC 위원회가 앞서 1차로 21일 연기한데 이어 추가로 45일이라는 긴 기간을 다시 연장한 사실로 비춰 위원회가 본 사건의 쟁점을 심도있게 살펴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면서 "한가지 분명한 것은 이번 연기로 소송절차가 더 길어지게 됐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기와 관계없이 SK이노베이션은 소송에 충실하고 정정당당하게 임해 나갈 것"이라며 "다만 소송의 장기화에 따른 불확실성을 없앨 수 있도록 양사가 현명하게 판단해 조속히 분쟁을 종료하고 사업 본연에 매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LG화학 측은 "ITC 소송에 계속 성실하고 단호하게 임할 것"이라며 "더불어 경쟁사가 진정성을 가지고 문제 해결에 나선다면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는 것이 일관된 원칙"이라고 밝혔다. 이어 "ITC에서 이달 들어 판결 일정을 두 차례 연장하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어 코로나19 영향 등에 따른 단순 순연으로 보인다"고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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