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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수출선적부두(사진=연합) |
앞으로 중국에서 새로 판매되는 내연기관차가 완전히 사라질 전망이다. 이에 한국의 현대차는 물론 대중 수출의존도가 높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전략에 큰 변화가 일어날지 관심이 집중된다.
28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자동차공업학회는 정부 차원에서 주도하는 친환경차 계획의 성격을 띈 ‘에너지 절감 및 신에너지 차량 기술 로드맵 2.0’을 전날 발표했다.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이번 로드맵은 주무 부처인 공업정보화부의 지도를 받고 만들어져 중국 자동차 산업과 관련된 규정과 정책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로드맵은 중국 자동차 산업의 탄소 배출을 감축시키는 방향에 초점을 맞춰 탄소 배출량이 2028년 정점을 찍고, 2035년 정점 때의 80% 수준으로 내려가게 하도록 요구했다.
2035년까지 새로 판매되는 자동차 중 50%는 배터리 전기차(B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또는 수소연료전지차(FCEV)로 이뤄지게 하고 나머지 절반은 하이브리드 차량(HEV)이 되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하이브리드의 경우, 2030년까지 새로 판매되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비율을 전체 가솔린차 대비 75%로 끌어올린 후 2035년에 100%로 채우겠다는 방안이 제시됐다.
2035년부터 판매되는 휘발유 기반의 자동차는 사실상 하이브리드 차량밖에 없게 되는 셈이다.
아울러 로드맵은 2035년까지 연료전지로 구동되는 수소전기차 보급량을 100만대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밝혔고 수소전기차 분야 발전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중국의 전기차 시장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정책에 힘입어 이미 성숙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되지만 수소차 분야의 발전은 한국이나 일본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늦은 편이다.
중국의 여러 도시가 경쟁적으로 핵심 인프라 시설인 수소 충전소를 지으면서 수소전기차 보급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은 시범 사업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로드맵이 향후 정부 정책으로 확정되면 휘발유 등의 화석연료에만 구동되는 전통 자동차는 판매되기 어려워 내연기관차의 멸종이 점쳐진다. 이에 따라 한국의 현대차, 일본의 토요타자동차, 혼다 등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전략에도 큰 변화가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는 내년 하반기에 글로벌 전용 순수전기차 등을 출시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전기차 브랜드를 ‘아이오닉’으로 통합해 신차 출시를 예고한 상태다. 또 2030년까지 중국 시장에 2만 7000대의 수소전기트럭을 보급할 계획이다.
또 닛케이아시안리뷰에 따르면 토요타자동차는 지난 9월 기준 중국 하이브리드차 누적 판매량이 100만대를 돌파했고 혼다 역시 하이브리드차량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처럼 2035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로드맵은 중국이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공언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탄소 중립은 배출한 만큼 이를 상쇄시키는 대책을 마련해 실질적인 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것을 뜻한다. 중국은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이기 때문에 시 주석의 탄소중립 목표는 세계에서 각별한 주목을 받았다.
이와 함께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미중 관계에 대한 돌파구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중국은 앞으로 있을 미국과의 갈등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며 "현재는 특정 자동차 부품 수입에 의존하고 있지만 2035년까지 다른 나라에 의존하지 않는 자체 공급망을 구축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