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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에 200kWh의 전기를 사용하는 6만여 가구가 1년 동안 넉넉히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며 연비가 12km/ℓ인 51만4208대의 자동차가 서울에서 부산을 왕복할 수 있는 휘발유양과도 같다. 그런데 이는 놀랍게도 코엑스가 지난 2007년에 사용한 에너지양이기도 하다. 초고층건물이 그만큼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는 증거다.
주목해야 할 것은 ‘상암DMC 서울라이트’ ‘제2롯데월드’ ‘용산 드림타워’ 등 코엑스 보다 훨씬 규모가 큰 100층이 넘는 마천루가 곧 서울에 줄줄이 들어서 ‘에너지 블랙홀’이 될 예정이라는 것이다. 향후 100년이상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할 이 건물들이 온실가스배출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에너지절약형건물로 세워져야 함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서울에 초고층건물 ‘우후죽순’
서울시가 지난 3월 마포구 상암DMC에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서울라이트’(133층·640m) 빌딩을 9월에 착공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잠실 ‘제2롯데월드’(112층·555m)의 건축 허가를 정부가 최종 확정했다.
이에 따라 서울의 초고층 빌딩은 잠실의 ‘제2롯데월드’를 시작으로 뚝섬의 ‘현대차그룹 사옥’(110층·550m·추진 중)과 용산 국제업무지구에 들어설 ‘드림타워’(152층·620m), 서울 상암DMC의 ‘서울라이트’ 빌딩까지 한강을 따라 줄줄이 세워질 예정이다. 또한 여의도에는 최고 72층 높이의 ‘파크원’, 서울IFC(국제금융센터·최고 55층)가 2011~2013년에 차례로 완공될 예정이다.
아울러 고층 복합개발도 동시다발로 추진되고 있다. 이 가운데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초대형 사업은 강남구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 개발 프로젝트. 한전은 인근 서울의료원·한국감정원 부지와 연계해 최고 114층 높이의 빌딩과 쇼핑몰 미술관 콘서트홀 등이 들어서는 대형 복합단지(94만4757㎡·28만5700평)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서초구 서초동 롯데칠성 부지는 국제비즈니스센터와 문화·예술·관광·쇼핑시설이 어우러진 최고 60층짜리 건물 4개 동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이밖에 경제자유구역으로 조성되는 인천 송도국제업무단지에는 65층(305m) 높이에 사무실 상업시설 호텔 전망대 등을 갖춘 ‘동북아트레이드타워’가 내년 3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또 같은 송도지구에는 주택과 호텔이 함께 들어서는 ‘인천타워’(151층·610m), 인근 청라지구에는 110층 높이의 인천 ‘시티타워’(450m)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엄격한 설계가이드라인 요구
마천루가 집중적으로 들어서게 될 서울시에서는 건물의 에너지절약설계를 권장하는 ‘저탄소·Green 에너지 건축물 설계 가이드라인’을 최근 내놨다.
이 제도의 핵심은 건물의 단열기준과 기밀 성능을 강화하고 친환경 에너지절약형 성능 설계, 고효율에너지기자재 사용을 권장함으로써 실제로 에너지사용이 적은 ‘성능 중심의 에너지절약형 건물 설계’를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친환경 우수등급과 에너지효율 2등급 이상의 인증을 획득할 수 있도록 유도해 초고층건물들이 ‘고효율건물’로 지어질 수 있도록 했다.
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건물외피 단열을 위해 부위별 평균 열관류율 이행의무를 설계기준보다 훨씬 높였다. 건물의 기밀성 확보를 위해 외벽 창호는 복층유리 이중창 고기밀성 단열창호를 선택하도록 했다.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건물의 에너지성능에 대한 사항이다. 가이드라인은 대부분의 초고층건물이 포함될 민간건물의 에너지성능이 성능지표(EPI) 74점 이상 받도록 할 계획이다.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제의 2등급 이상 인증을 받는 것을 건축 심의 시 강하게 권장키로 한 것이다.
건축법상에는 아직 민간건물에 이 같은 의무를 지울 수 있는 조항은 없으나 건물에 대한 심의를 담당하는 서울시에서 권장사항을 지키지 않으면 심의통과를 시키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사실상 강제 조항이나 다름없다.
특히 서울시는 50층 이상의 초고층 건물에는 건물 에너지 사용량의 10%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할 수 있도록 설계할 것을 적극 권장할 계획이다. 이는 내년부터 도입될 예정인 공공기관 에너지사용량의 5%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할 것을 의무화하는 것보다 두 배나 높은 수치다.
이와 함께 대기전력 자동차단을 위해 ‘인공지능형 콘센트’가 권장되고 도어폰과 홈게이트웨이 설치시는 에너지관리공단이 인증하는 ‘대기전력 저감 우수제품’을 사용할 것, 고효율 변압기 설치 등도 서울시는 요구하고 있다.
건물내 조명과 조경공간, 산책로 등에 사용되는 옥외 보안등은 고효율 LED등으로 설치할 것도 서울시는 빠뜨리지 않고 있다.
서울시가 이처럼 초고층건물에 에너지절약설계를 강하게 요구하는 만큼 이를 성실히 이행한 건물에는 다양한 인센티브를 준다. EPI 74점이상을 획득하거나 건물에너지효율 2등급 인증을 받으면 건물의 취득세와 등록세가 15% 감면된다. 또한 에너지절약 성능과 친환경인증 등급에 따라 최대 10%까지 용적률 혜택을 부여할 계획이다.
서울시 정남기 건축설비팀장은 “성능중심 에너지절약 설계를 통해 초고층건물들이 ‘저탄소·저에너지형 건축물’로 건설될 수 있도록 유도할 방침이다”라며 “이를 통해 23~33%의 에너지절약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제2롯데월드·용산 드림타워 에너지절약 ‘두각’
서울시가 권장하는 기준은 물론이고 이 보다 더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건물도 있다.
롯데는 ‘112층 초고층 슈퍼타워’에 최첨단 친환경 공법을 동원한다. 총 2조원 가량의 자금이 투입되는 제2 롯데월드는 버즈 두바이를 설계한 미국 SOM사와 한국 희림건축이 공동설계하고 롯데건설이 시공하게 된다. 특히 공해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친환경건물로 지을 예정이며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원을 이용해 에너지를 공급할 계획이다.
옥상에는 무공해 전기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수직형 풍력 발전기가 설치되고 건물 고층부의 외벽에는 건물 일체형 태양전지가 설치돼 태양광 에너지로 온수와 난방을 공급한다. 여기에 건물벽면과 창문을 이용해 건물일체형태양광 시스템인 BIPV도 도입하기로 했다. 지열로 건물 전체의 냉난방 수요를 충당하고 폐열난방도 계획에 포함됐다.
용산에 들어서게 될 드림타워 역시 탄소발생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친환경 설계가 적극 도입된다. 쓰레기를 활용한 바이오가스와 태양열, 지열 등을 통해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옥상정원, 인공습지 조성 등 그린디자인을 적용한다. 단지 내에는 차량 통행을 최대한 줄이는 대신 하이브리드버스와 트램(노면전차) 등 친환경 대중교통시스템을 도입한다.
또한 한강변에 대규모 습지와 마리나 시설, 보행 및 자전거도로 등을 조성하고 한강물을 단지 내로 끌어들이는 등 한강과의 연계성을 최대한 높여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서울시 권민 신재생에너지팀장은 “제2롯데월드 등 지역의 랜드마크가 될 초고층건물에는 서울시가 실시하는 친환경건축 1등급을 통과하도록 강하게 권장했다”며 “신재생에너지설비 도입과 에너지고효율 건축자재를 적극 도입할 것으로 예상 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