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싼 가격으로 소비자 유혹하는 악마
정품보다 387원 이득에 ‘솔깃’… 세금은 줄 줄 줄~
높은가격에 대한 회피심리가 유사석유 소비로 연결
제조·판매자 단속 보다는 수요 없애는 방안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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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단속에 최첨단 품질관리 기술이 도입되고 있어도 유사석유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유사석유제품을 제조·판매하는 업주들의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기 때문. 최근엔 시험분석에 적출되지 않도록 정상적인 연료유 성분과 흡사하게 제조하는 등 시대에 맞게 제조·판매가 지능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뛰는 품질검사에 나는 유사석유 제조’란 표현을 듣지 않기 위해선 어떤 방법이 있을까? 유통 근절대책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수요가 없어야 한다. 하지만 ‘싼 가격’이란 유혹이 소비자의 마음을 흔들고 있는 것이 문제다.
본지는 ‘악마의 유혹 유‘死’석유’란 테마로 특별기획을 마련, 유사석유 출현에서부터 소비자와 국가에 주는 피해, 그리고 전국민이 나서야만 퇴출시킬 수 있다는 점을 주제로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이번호는 ‘싼 가격으로 소비자 유혹하는 악마’란 첫번째 기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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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사석유의 탄생… 세녹스는 잡았지만...
‘싼 가격에 잠시 달콤함을 느꼈지만 그 후 타격은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온다’는 유사석유제품. 악마로 표현되는 이 제품은 언제 탄생(출현)돼 지금까지 전국을 흔들고 있는 것일까.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유사석유의 최초 출현은 1980년 이전 군용이나 특수한 면세 석유제품이 부정하게 유통되면서 시작됐다고 한다. 당시엔 석유제품 수요가 저조해 문제시 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유사석유제품을 제조할 만한 인적·지적 축적도 미약했다는 결론이다.
하지만 1980년대 초 유가가 급등하면서 상황이 달라진다. 소비억제 정책으로 특별소비세가 대폭 인상된 것이다. 그러면서 가짜 휘발유가 범람하기 시작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1982년 석유사업법에 석유제품의 품질유지 및 검사에 관한 조항을 신설, 석유제품 품질 관리에 들어서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0년대 돌입하면서 ‘세녹스 파동’이 전국을 강타하기 시작한다. 첨가제를 가장한 유사휘발유인 세녹스가 카센터나 세차장, 노상 등에서 불법판매하면서 전국적으로 확산된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대대적인 세녹스 유통단속과 세녹스 제조사인 (주)프리플라이트 업체를 고발조치 한다. 이후 단속 강화를 위해 산자부(현 지경부)는 유사휘발유 신고포상제 운영을, 환경부는 첨가제의 혼합비율을 일정수준으로 제한하는 것을, 행자부(현 행안부)는 위험물저장취급소에서 판매하는 행위단속을 시작했다.
끝내 2006년 2월 세녹스 불법판매에 대한 법률적 시비는 종식 됐지만, 고유가를 틈탄 유사석유는 더욱 범람, 음성적 유통 및 판매수법이 참단화·지능화되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 유사석유의 제조… 이제는 기업형인데...
유사석유제품 출현 이후 제조수법은 물론 판매수법도 시대에 맞게 지능적으로 변화되고 있다. 시기에 따라 제조원료까지 다양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유사석유제품은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일까.
석유관리원은 길거리 제품유형과 주유소 판매 제품유형 두가지로 나눠 설명을 한다. 길거리 제품의 경우 첨가제·대체연료를 가장한 유사휘발유 완제품(원캔) 형태가 있다고 한다. 여기엔 ‘용제+톨루엔+메탄올’의 형태가 가장 일반적이다. 이와 함께 신나(도료용 희석제)라는 명칭으로 판매되는 2종류 1세트(투캔) 형태도 있다고 한다. 하나는 에나멜신나로, 용제1호(석유제품)로 불리며, 다른 하나는 소부신나로, 톨루엔 또는 톨루엔+메탄올로 제조되는 것이다. 주유소 판매 유사휘발유 역시 100% 면세가 되는 용제(석유제품)와 톨루엔(석유화학제품)등을 혼합, 휘발유를 가장해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판매가 더욱 교묘하다. 최근동향을 보면 사이버 배달판매, 조직폭력배와 연계된 배짱영업, 단골소비자 대상 이동차량 판매 또는 배달 등 단속을 피한 수법이 지능화되고 있다.
2005년 이후엔 유사휘발유보다 유사경유가 많이 적발되고 있다고 한다. 등유혼합만으로도 유사경유를 제조할 수 있어 주유소 등 석유사업자가 부당이득의 유혹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유사경유의 절반은 등유혼합이라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유사경유의 판매동향은 더욱 대범하다. ‘원료공급-제조-유통책’이 전문화돼 있고 대형화된 ‘기업형’ 유사석유 유통조직이 다수 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 유사석유의 유혹… 값싼제품 사겠다는데...
유사석유 유통근절 노력에도 불구 갈수록 심해지는 이유는, 바로 가격이다. 싼 가격이 소비자의 눈길을 잡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부당이득을 얻고자 하는 공급자가 존재하고 있으니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다. 즉 고유가 지속과 석유제품에 부가되는 고율의 세금에 대한 일종의 회피심리가 유사석유제품 소비로 연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석유관리원 자료에 따르면 유사휘발유 유통시 공급자는 리터당 370원의 마진을, 소비자는 387원의 이득을 얻는 것으로 집계된다. 원가는 유사휘발유가 정품휘발유에 비해 많은 비용이 소요되지만 세금에서 805원 정도의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업자들은 저가석유(석유화학)제품 혼합량 만큼 부당이득을 보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한 탈세액만 연간 약 1조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2006년 집계자료일 뿐 올해 연구용역이 진행 중으로 연말에 결과가 나오면 이보다 더 많은 탈세액이 예상된다.
또 제조방법이 단순하다는 점과 솜방망이 처벌이 업자들에게 또다른 유혹으로 다가온다. 석유제품에 석유화학제품을, 경유에 등유를 혼합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별도의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사법기관의 미약한 처벌은 업자들의 재영업을 반복하게 만들고 있다. 벌금을 부과하고 다시 영업을 해도 벌금보다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업자들의 반응이다. 길거리사업자의 경우 100~200만원의 벌금을 부과 받지만 한달만 판매해도 6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길 수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방법은 이제 하나다. 수요가 없어야 한다. 제조·판매자 단속보다는 수요를 없애기 위한 방안을 찾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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