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5kV초고압’ 송전시대 개막

에너지경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02.12.27 19:03

대도시·주요발전단지간의 수급 불균형 해소

송전전압이 높을수록 송전선로의 전력수송용량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에 해외 선진국들은 오래 전부터 765kV 송전과 같은 고전압 송전방식을 연구·개발해 왔다.

설계 및 기자재 제작 등 관련 기술도 상당히 발달해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이젠 예외가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전력수급 상황, 발전소 입지난, 송전선로 통과지 확보 문제 등을 살펴볼 때 송전선로의 전압 격상 사업은 반드시 넘어서야 할 전력 산업의 핵심 과제 중 하나로 대두돼 있다.

765kV 송전은 345kV 송전에 비해 5배 정도의 수송능력을 갖고 있고 동일 전력 대비 70%의 설비 부지를 절약할 수 있다.

송전 손실도 20% 정도로 감소시킨다. 수송비절감 효과 등 규모의 경제성을 따져봐도 기존 345kV 송전과는 큰 차이가 난다.
우리나라에서는 1911년 11kV 운전을 시작으로 1923년 66kV, 36년 154kV로 송전전압이 점차 높아졌다. 1975년엔 345kV 송전선로가 건설돼 상업운전되며 고압 송전시대를 열었다.

한전에서는 80년대 후반부터 전력 소비의 증가, 제한된 국토 면적 등에 대비해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765kV 2회선 송전시스템의 도입에 대한 검토들을 해 왔다. 1991년 7월, 장기전력계통구성 계획으로 송전전압을 345kV에서 765kV로 격상할 것을 최종 결정했다.
92년 6월엔 한국전력공사 내에 765kV 송전전압격상팀이 구성됐고 이듬해인 93년 1월엔 1단계로 4개 송전선망(T/L, trasmission line) 총 360km 및 4개 변전소(S/S, sub-station)를 건설키로 하고 부지선정 작업 착수했다. 이어 94년 11월엔 이사회에서 총 1조2,000억원 투자를 결의했으며 96년 1월엔 정부승인을 얻어내 다음달인 2월부터 본격적으로 송전선로 공사 착공에 들어갔다. 2년 후인 98년 8월부터는 변전소 건립공사도 시작했다.

1999년 12월 마침내 당진 T/P(thermoelectric power plant, 화력발전소)와 신서산 S/S간의 2회선 40km의 국내 최초의 765kV 송전망이 준공됐으며 1년후인 2000년 12월엔 신서산S/S∼신안성S/S간(총길이 138km)의 송전망도 준공됐다. 2000년 7월엔 신태백S/S-신가평S/S간(총길이 155km)의 765kV 송전선이 준공됐다.

그러나 765 송전망을 통해 바로 765kV 송전을 한 것은 아니다.
처음엔 기존 345kV 상업운전하며 계속했다. 시험 기간이 필요했고 765kV 전력을 345kV로 바꿔주는 변전시설도 아직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765kV 초고압 송전 시대가 열린 시기는 지난해 5월 신서산 및 신안성 변전소가 준공되고 나서부터다. 1단계 765kV 격상사업으로 명명된 당진화력발전소(T/P)-신서산변전소(S/S)-신안성변전소(S/S)간의 총 176km 송전선로에서 765kV 송전이 시작된 것이다. 96년 공사착공 이래 근 7년만에 상업운전을 하게 됐다.
신서산·신안성 765kV변전소는 기존의 345kV전소에 비해 부지면적은 1/4로 축소된 반면 변전용량은 5배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 전력설비 입지난 해소와 예산절감 효과 외에도 광케이블을 이용한 최신 감시제어 및 예방진단시스템 등 첨단기술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2단계 765kV 송전망 격상사업으로 불려지는 신태백S/S∼신가평S/S 구간(총 157 km)의 송전망 공사는 2000년 7월 준공됐다. 현재 345kV 상업운전을 하고 있는데 2004년 3월 765kV로 격상해 상업운전할 예정이다. 이는 울진원자력(3,900MW) 인근에 신규 원전 6기(7,600MV)의 추가 건설 계획에 따라 수도권으로의 대전력 수송망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신태백S/S∼울진N/P(Nuclear Power station, 원자력발전소)(총길이 50km)간의 765 송전망 공사는 2005년 6월, 신안성S/S-신가평S/S간 공사는 2006년 6월, 북경북S/S-신고리N/P간 공사는 2008년 3월, 북경북S/S-서경북S/S는 공사는 2008년 3월, 서경북S/S-신안성/S/S는 2011년 3월에 준공할 예정이다.

그러나 한전 측은 정부 관련 부처 및 지방자치단체와의 조율 시기로 시일이 좀더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전 송변전 건설팀의 박갑호 과장은 “765kV 송전의 도입 및 상업운전이 추진된 배경은 급격히 늘어나는 전력 소비의 증가에 비례한 전력의 소비지역과 생산지역간의 거리 때문에 생기는 수급불균형의 심화 현상에 대한 대응책의 일환”이라며 “송전선로를 더 늘리기 위해 기존 3개의 345kV 선로에 추가로 3개 선로를 더 구성하게 되면 발전단지 인근에 6개의 선로가 집중돼 발전소로부터의 인출은 물론 송전을 위한 추가 경과지 확보 등의 큰 혼란을 피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산돼 있는 발전단지들을 765kV로 계통을 통해 연결할 경우 전력 송전의 신뢰도 유지는 물론 유사시 상호보완 작용도 할 수 있다.
특히 수요 과밀지역인 수도권에 반환상(半環狀) 형태의 강력한 배후 계통을 구축, 이를 통해 수도권 345kV 계통의 송전 정격 초과로 야기되는 서울 강북권, 강남권 계통 분리 운전에 따른 계통 신뢰도 저하에도 대비할 수 있게 된다. 또 국토의 남서지역, 남동 지역에 위치한 발전소 전력을 국내 전력수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수도권과 영남지역으로 원활하게 공급할 수 있다.

765 송전은 지속적인 경제발전, 증가하는 전력공급 요구, 발전원 부하의 편재현상, 좁은 국토 및 높은 인구밀도, 송변전 설비 입지난, 타 전력계통과의 연계상의 애로점 등도 한꺼번에 해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

약1조 1,000억원이 투입된 1단계 765kv 격상공사에는 철탑재 133,285톤, 레미콘 417,079㎥가 투입됐다. 총 송전선 길이는 약 1,300만m로서 서울-부산간을 30번이나 왕복할 수 있는 물량이 투입됐다. 공사시공은 10개 공사공구로 나누어 현대건설, 삼성건설, 동아건설 등 18개 업체가 참여했다. 특히 국내 송전선로 공사로서는 처음으로 전면책임감리 제도를 도입해 시공품질 향상과 부실시공 방지에 만전을 기했다.

765kV 송전선로는 1회선이 3개의 전기적인 상으로 구성되는 2회선 선로이다. 6조의 전선이 상(相)을 이루고 있으므로 총 36조의 전선으로 전기가 흐르게 된다. 이렇게 다수의 전선을 지지하는 철탑의 규모도 평균높이 95m, 평균중량 200톤의 대형구조물이 되므로 우리나라 송전공사 기술의 발달을 촉진하는 중요한 모티브가 되고 있다.

철탑의 재질은 강철을 도입, 기존의 산형강(山形鋼) 철탑에 비해 풍압에 대한 하중이 적고 시공도 용이하다. 예기치 않은 상황으로 설계 이상의 하중을 초과하더라도 원형철탑의 특성상 철탑붕괴 사고에는 이르지 않는다. 설비 신뢰성은 물론 미관적, 환경적 측면도 십분 고려된 것이다.

765kV 송전선로 건설 중에는 경유지가 대부분 험한 산지임을 감안해 산악지형에서의 대형철탑 조립에 용이하도록 철탑조립용 산악 크레인을 개발, 사용했다. 또 전선가선공사에는 헬기를 이용, 연선공법으로 공기단축의 효과와 건설장비 다양화에 기여했다. 철탑간을 연결하는 전선은 미리 전선공장에서 길이에 맞게 제단·납품케 해 사전에 고장원인을 제거했다

특히 기존 345kV 송전선로 건설시 설계뿐 아니라 기자재, 시공 등을 대부분 미국의 엔지니어링사인 Common Wealth사 주관으로 건설한 것에 비해 이번 765kV 송전선로는 순수 국내기술 주도로 추진돼 기술수준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됐다.

이외에도 송전선로 건설로 인한 환경훼손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송전선로 경과지 선정과정에서부터 GIS(지리정보시스템), GPS(범지구측위시스템) 등의 과학적인 기법을 도입했다.
기존의 경제성만을 고려한 진입로 개설위주의 운반방법에서 국내 지형에 맞는 색도, 모노레일 적용 및 헬기를 이용한 운반 등 다양한 공법을 개발·적용함으로써 송전선로 건설기술 수준을 선진국형으로 향상시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있는 상황에서 지방자체단체와 환경단체가 공동으로 공사용 진입도로 개설로 인한 산림훼손을 문제삼으며 건설반대 연대투쟁을 벌이기도 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공사금지가처분, 공사방해금지가처분 등 법정소송에까지 이르기도 했다. 강원도 지역의 경우 아직도 미해결 민원으로 3곳에서 공사가 중지된 상태다.

한전 송변전건설팀의 민병욱 팀장은 “대전력 수송이 불가피한 구간에서 765kV 송전선로를 건설하지 않고 기존의 345kV 송전선로를 건설할 경우 3∼4개의 송전선로가 필요해 국토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없고 진입도로 개설길이도 늘어나 산림훼손을 더 늘리게 된다”며 “궁극적으로 국가 경제적으로도 큰 손실을 초래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박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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