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채택 놓고 결론 없이 2차 회의 산회
[에너지경제 이일형 기자] 해외자원개발을 둘러싼 진상 규명을 위해 여야 합의로 시작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2차 회의가 2일 오후 4시 국회에서 열렸으나 국회 효율성과 기관보고 증인채택 문제를 놓고 여 야간 공방이 거듭된 끝에 결론 없이 끝났다.
이날 국조특위 2차 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각기 국정조사의 충실성과 효율성 등을 따지는 의사 진행 발언만 1시간 가량 이어가면서 특위 구성 35일째에도 여전히 공전을 거듭했다.
노영민 위원장의 사회로 개회된 국조특위 2차 전체회의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간사인 홍영표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내실있는 조사와 보고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증인채택에 여당이 성의를 보여야 한다”며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한 전직 관료와 사건 당시 실무책임자들에 대한 증인 채택이 이뤄지도록 협조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대상기관을 포함한 간부들은 회의를 진행하면서 나중에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기존대로 진행하고 청문회 절차 등을 통해 하는 것도 가능한데 (야당이) 회의 진행 자체를 막는 것은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이후 1시간여 동안 이어진 의사진행 발언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은 특위 기간이 많이 남아 있는 만큼 효율성 차원에서 기관보고와 현장조사, 청문회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고 증인의 범위도 석유공사, 가스공사, 광물자원공사 등 자원공기업의 현직 임원으로 한정해 일단 진행하자는 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등 야당측 위원들은 기관보고에서 일반증인을 채택하고 특히 실제로 계약을 주도한 전직 임원들을 증인으로 불러야 하며,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당시 결정과정에 적극 참여했던 인사들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의당 김제남 의원은 “국정조사를 효율성 있게 하려면 기관보고를 받을 때 사실 확인과 실체 규명이 필수”라며 “좀 더 나은 국정조사가 되려면 전직기관장을 부르는 것이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으며, 효율이란 이름으로 못하게 막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여야 간 공방과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노영민 위원장은 “여야 간사 간에 충분한 협의가 이루어지지 못해 유감”이라며 회의 중단을 선언했다.
이에 앞서 국조특위는 이날 전체회의가 열리기 전 여야 간사 협의를 통해 타협을 시도했으나 팽팽한 분위기 속에서 이견만 재확인한 채 끝났다.
이날 오후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회의실 간사단 접촉에서 새누리당 권성동의원은 특위의 효율성을 위해 기관보고에선 보고에만 충실하고 증인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추후 청문회 과정에서 부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산업위 소속이 아닌 특위 위원의 경우 현재 누구를 증인, 참고인으로 불러야 되는지 판단이 안 된 상태”라면서 단계적으로 특위를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홍영표 의원은 “지난 해 12월 29일 특위가 구성된 후 한 달이 넘는 예비조사기간 동안 현장조사 등을 통해 많은 사실을 확인했는데 전직 사장을 비롯한 실무책임자들의 구체적 답변을 통해 확인할 사항들이 굉장히 많다”며 기관보고 증인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어떤 사안에 대해 조사를 할 때 “저는 그때 없어서 잘 모릅니다'라고 하면 끝이다”라며 전직 기관장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여야 간사의 엇갈린 주장으로 30여분간 계속된 회의는 결국 고성으로 끝을 맺었다.
홍 의원은 “새누리당은 국조를 하자는 건지 말자는 건지 모르겠다”면서 여당이 국조의 원활한 진행을 의도적으로 방해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권 의원은 “첫술에 배부른 게 있냐”라고 맞받으며 “야당이 무리한 요구로 정치공세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새정치민주연합의 박원주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을 통해 자원외교를 진행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최근 회고록에 '야당의 비판이 사실과 대부분 다르다는 점에 큰 문제가 있다'고 한 점을 언급하며 “어떤 점이 사실과 다른지 국회에 나와 밝혀 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여야가 증인 협상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서 9일 예정된 기관보고 첫 일정도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상 증인 출석 요구서는 출석요구일 7일 전에는 송달돼야 하기 때문이다.
해외자원외교 국조특위의 기관보고는 9일 한국석유공사와 해외자원개발협회를 시작으로, 11일 한국광물자원공사와 대한석탄공사, 12일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전력공사 및 자회사, 24일에는 국무조정실, 외교부, 법무부 등 기타기관, 25일 산업통상자원부 순서로 예정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