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유통공룡 ‘이케아-아울렛’ 때문에”

신영호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5.03.22 18:03

힘 받는 ‘新대형점포 규제론’

[에너지경제 신영호 기자] 가구전문점 이케아와 대기업아웃렛을 염두에 둔 새 유통업체 규제 방안이 나올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新대형점포 규제론’은 대형마트 규제 대상에 빠져있는 대형점포에도 입점제한 등을 적용해 주변 소상공인들의 생존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게 요지다. 정치권이 올해 들어 관련 법안을 통해 ‘대기업아웃렛 및 전문점 규제론’에 군불 떼기에 나섰다면 중소기업계가 이를 받아 대형점포 압박에 나서는 형국이다. 대형점포가 자발적으로 휴업을 하고 지역사회와의 상생방안을 마련하는 등의 자정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법적 규제를 받을 확률이 높아진 것이다.

◇ ‘이케아 규제’ 정치권서 군불 떼자 중소기업계도 목소리 높여

이케아는 국내 1호점 개장과 함께 등록과정에서 ‘대형마트’가 아닌 ‘전문점’이라는 이유로 규제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러나 5만9천㎡ 매장에 있는 9500여 제품 중 가구 비중은 40%수준이어서, 이케아도 대형마트처럼 현행법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규모 패션아울렛 사업은 백화점 빅3사(신세계, 롯데, 현대)가 선정한 2015년 신성장 동력인 터라, 골목상권 파괴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7일 취임 후 첫 현장방문지로 청계천를 찾아 소상공인들과 간담회를 가진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유통산업법 개정작업 등을 통해, 의무휴무제 등 영업제한을 지속추진하고, 대기업논리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케아, 아울렛 등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가지고 정부·국회 등과 협조해 규제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박 회장의 현장방문 후 이틀 후인 지난 19일 중기중앙회는 전국 패션업종 중소기업 202개를 대상으로 ‘대기업아웃렛 입점에 따른 지역상권 영향 실태조사’를 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 중소기업인들은 대기업아웃렛 관련 필요한 정부의 지원대책으로 입점규제(40.1%)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방안 마련(26.7%), 자금·판로 등 지원정책 확대(15.3%), 대기업아웃렛 의무휴업제 및 영업시간 제한(8.4%)순으로 규제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2월에도 중기중앙회는 ‘이케아 1호점 광명점 개점에 따른 지역상권 영향실태’ 조사 결과를 내놓았었다. 당시 조사 결과를 보면 광명 지역 중소상인 200명 중 83.5%가 높은 비대형마트에 적용하는 의무휴무제를 이케아에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 프랑스·독일·미국 등도 대형마트 등 대규모점포 영업시간 규제

한 달 차이로 진행된 조사를 보면, 대형아웃렛과 전문점에 대한 중소기업계의 입장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자본력을 앞세워 지역 상권을 장악해 들어가는 대형업체를 제어할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22일 "아울렛·대형마트의 골목상권 침해로 매출이 반토막이 났다. 영업규제말고는 마땅한 대응책도 없다"며 "소규모 업체는 대형업체의 경쟁상대가 되질 않는다. 해외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근로자들의 휴식권과 종교활동 보장 등의 이유로 대형마트 등 대형점포의 영업시간을 법으로 제한하고 있다. 2011년 기준으로 프랑스 노동법은 주중에는 오후10시까지 영업이 가능하나, 일요일은 관광·온천분야이외에는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독일의 경우 모든 점포의 영업시간을 제한한다. 장기근로로 인한 휴식권 보장과 가정생활 보호를 위한다는 목적에서다. 이탈리아도 일요일과 공휴일의 영업은 원칙적으로 금지다.

대형점포의 영업시간을 최대한 보장하는 나라가 없는 건 아니다. 일본은 중소점포 보호를 목적으로 대형점포의 영업활동을 제한해 온 ‘대규모소매점포법’을 지난 2000년 폐지했다. 다만 야간소음 방지를 위해 영업시간 제한을 가능하도록 소음방지법을 뒀다. 영국의 대규모 점포들은 ‘일요일 거래법’에 의해 일요일 오전10시부터 오후6시까지 6시간동안 자율영업을 할 수 있다. 미국은 영업시간에 대한 규제가 없다.

◇국회에 발의된 개정안 수두룩, 연내 통과 가능성 관측

정치권도 대형점포 규제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관련 개정안이 제출된 상태다.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 등은 가구·약 등의 전문점이라고 해도 생활용품이나 잡화 등을 함께 취급할 경우 대형마트와 마찬가지로 영업시간 제한, 의무휴업 등을 적용받도록 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지난 1월 발의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의원 등 역시 대형 아울렛이나 상설할인매장을 전통상업보존구역 2㎞ 이내에 짓지 못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의했고, 같은 당 백재현 의원 등 10명도 대형마트의 기준을 명확히 하고 가구전문점이나 드럭스토어의 경우에도 매출액을 기준으로 유통법상 제한을 받도록 하는 개정안을 냈다.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오는 4월 국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며, 이르면 연내에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