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위안부 과거사 왜곡말라" 세계 역사학자 187명 집단성명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5.05.06 11:06

[에너지경제 박진우 기자] 세계적으로 저명한 역사학자들이 6일(이하 현지시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지 말고 정면으로 인정할 것을 촉구하는 집단성명을 발표했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역사학자 187명이 6일(현지시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지 말고 정면으로 인정할 것을 촉구하는 집단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은 외교경로를 통해 아베 총리에게도 직접 전달됐다. 사진은 집단성명의 일부분이다.(사진=연합뉴스)

이번 집단성명에는 퓰리처상을 수상한 허버트 빅스(미국 빙엄턴대학), 디어도어 쿡·하루코 다야 쿡(미국 윌리엄 패터슨 대학), 존 다우어(미 매사추세츠공과대학) 교수와 에즈라 보겔(하버드대), 브루스 커밍스(시카고대), 피터 두스(스탠포드대) 등 미국과 유럽, 호주에서 활동 중인 일본학 전공 역사학자 187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성명에서 "가장 첨예한 과거사 문제 중의 하나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라며 "피해자들에게 있었던 일을 부정하거나 무시하는 일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어 "20세기에 있었던 수많은 전시 성폭력과 군 주도의 성매매 사례 중에서도 일본군 위안부 제도는 방대한 규모와 군 차원의 조직적 관리, 그리고 일본에 점령됐거나 식민 지배를 받았던 지역의 어리고 가난하며 취약한 여성을 착취했다는 점에서 특히 두드러진다"고 강조했다. 

아베 정권이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동원한 사실을 부정하고 있는데 대해서는 "수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의지에 반해 붙잡혔고 끔찍한 야만행위의 제물이 됐다는 증거는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4월 미국 의회에서의 합동연설을 통해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와 인도적 안전의 중요성, 그리고 일본이 다른 나라들에 가했던 고통에 직면하는 문제에 대해 언급했다"면서 "말뿐이 아닌 행동을 통해 식민 지배와 전시 침략 행위를 다룸으로써 일본의 지도력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이번 성명에 참여한 역사학자들은 모두 사학계에서 높은 명성과 영향력을 가진 인사들이다. 빅스 교수는 2001년 태평양전쟁 전후의 일본 현대사를 다룬 ‘히로히토와 근대일본의 형성’이라는 저서로, 쿡 부부 교수는 1992년 위안부와 관련된 구술이 담겨있는 ‘전쟁중인 일본’이라는 저서로, 다우어 교수는 2000년 ‘패배를 껴안고’라는 저서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또 보겔 교수와 커밍스 교수, 두스 교수를 포함해 데츠오 나지타 시카고대 교수와 아키라 이리에 하버드대학 교수 등은 일본 정부로부터 중요한 상들을 수상한 인물들이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역사학자 187명이 6일(현지시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지 말고 정면으로 인정할 것을 촉구하는 집단성명을 발표했다.이번 집단성명을 주도한 알렉시스 더든 미국 코네티컷대 교수가 4월 28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아산플래넘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번 집단성명을 주도한 미국 코네티컷 대학의 알렉시스 더든 교수는 연합뉴스·연합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성명은 과거 고노담화 때처럼 아베 정권이 과거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받아들이고 역사왜곡이나 정치쟁점화를 하지 말라는 직접적 호소"라며 "아베 총리가 지난 주 미국 의회연설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발언을 내놓을지 주시했지만 오히려 과거에 대한 책임을 부정하는데 급급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국제 사학계의 집단성명으로 오는 8·15 2차대전 종전 70주년 기념 담화를 준비중인 아베 총리는 커다란 압박을 받게 됐다. 또한 2월 5일 미국 코네티컷 대학의 알렉시스 더든 교수를 포함한 미국 역사협회(AHA) 소속 역사학자 20명의 집단성명 발표에 이은 대규모 집단적 의사표시로 큰 파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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