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그린 크레딧.시민배출권 활성화하자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5.05.11 15:15

전의찬 세종대학교 대학원장, 기후변화센터장

▲전의찬 세종대학교 대학원장, 기후변화센터장

금년은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서 국내외적으로 가장 중요한 해이다.

국제적으로는 시효 만료된 교토의정서 체제를 대체할 새로운 체제 즉, Post- 2020체제를 확립하여야 하며, 국내에서는 어렵게 출범한 배출권거래제가 정착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2020년 이후 적용될 신 기후체제 협상과 관련하여 가장 핵심적인 사항은 각 국가가 제시하는 ‘자발적 기여방안’(INDC)이다. 지난해 개최된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각 국가는 2015년 12월 개최될 파리총회 훨씬 이전에 ‘자발적 기여방안’을 제출키로 합의하였고, 각국은 자국의 ‘자발적 기여방안’이 정당하고 야심적(fair and ambitious)이라는 것을 설명하여야 한다.

배출권거래제는 기본적으로 시장경제체제에 의해 온실가스를 감축하고자 하는 제도이므로, 무엇보다도 먼저 거래가 잘 이루어지고 시장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스위스를 비롯해 유럽연합, 노르웨이, 멕시코 등이 이미 UN에 ‘자발적 기여방안’을 제출하였고, 미국과 중국 등도 감축방안을 정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자발적 기여방안’의 초안도 공개되지 않았고, 사회적 합의를 거쳐서 9월 말까지 제출한다고 하지만 일정이 명확하지 않은 것 같다.

장기감축목표 설정, 온실가스 배출전망치(BAU) 등에 대해 환경부와 산업계가 갈등을 겪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우리가 제출하는 ‘자발적 기여방안’이 정당하고 야심적인가 하는 것을 잘 설명하는 것이다.

현재 추세로 봐서는 2020년까지 BAU 대비 30% 감축이라는 목표도 쉬운 일이 아닌데, UN의 ‘자발적 기여방안’ 작성지침에는 ‘감축목표 후퇴 방지’조항도 있으므로 우리나라로서는 난감한 상황이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2012년 기준 GDP 세계 15위 배출량 7위 국가로서, 국제사회가 우리나라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6일 환경부와 한국거래소는 배출권거래제 안착을 위하여 외부 감축량에 대한 상쇄배출권(KCU: Korean Credit Unit) 거래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상쇄배출권이란 배출권거래제 대상 업체가 외부의 배출시설에서 국제적 기준에 맞는 방식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한 경우, 그 실적을 인증 받아 배출권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발표 당일부터 상쇄배출권이 거래되기 시작하였는데, 거래량 약 8만 톤, 거대대금 8억을 초과하면서 일반 배출권거래량의 약 60배에 해당하는 거래량과 거래대금을 기록하였다. 즉 시장이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러한 상쇄제도의 하나로 ‘Green Credit’와 ‘시민배출권’의 활성화를 제안하고자 한다. Green Credit는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에너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자금 기술 등을 지원하고 감축 실적의 일부를 크레디트로 이전받는 것을 말한다. 즉,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협력사업인 것이다. ‘시민배출권’은 온실가스를 감축한 개인이나 가정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감축한 배출권을 기업이 구입하여 상쇄배출권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즉, 기업과 시민의 상생협력사업이다.

문제는 외부사업 인정을 위한 추가성 평가와 온실가스 감축량 산정을 위한 방법 및 절차가 상당히 복잡하고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이다. UN기후변화협약 등록제도에도 소규모사업의 경우에는 이를 대폭 간소화할 수 있는 제도가 있으므로, 우리나라의 상쇄제도에 이를 반영하여 Green Credit와 시민배출권을 활성화하는 것은 어떨까? 그렇게 된다면 직접 감축할 여력이 없는 대기업에는 감축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게 될 것이고, 시민들은 기후변화에 관심을 갖고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활동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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