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비 투입 주민반발..."논의 추진시점 재개...단식도 불사"
[에너지경제 박승호 기자] 4년째 중단된 새만금 송전선로 건설사업이 12일 재개됐으나 또다시 주민들이 반발해 난항이 예상된다.한전은 12일 전북 군산시 미성동과 옥구읍 현장에 장비와 인력을 투입해 새만금 송전선로 공사를 재개했다.
새만금 송전선로는 새만금 산업단지 전력공급을 위해 군산변전소∼새만금변전소 구간(30.6㎞)에 345㎸급 송전탑 88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한전은 현재 군산지역의 전력상황을 고려할 때 더 이상 공사를 중지할 수 없는 데다 공사가 중지된 옥구읍과 미성동 선로 경과지역의 45개 마을 중 40개 마을과 협의를 끝냄에 따라 공사 재개 방침을 세운 상태다.
한전은 2008년 12월 군산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임피·대야·회현면 14.3㎞ 구간에 송전탑 42기를 설치했지만 나머지 회현면·옥구읍·미성동 구간 송전탑 46기는 주민들의 반대로 2012년 4월 공사를 중단했다. 반대주민들은 농경지를 우회하는 대안노선(만경강 방수제∼남북2축도로)을 주장했다.
이에 국민권익위원회는 2013년 ‘인근 공군비행장을 운용하는 주한미군이 송전탑 높이를 39.4m까지 낮추는 데 동의하면 한전은 우회노선을 건설한다’는 조정안을 냈으나 주한미군이 대안노선 불가 입장을 밝혀 무산됐다.
한전은 주민들이 낸 대안노선을 채택할 경우 송전선로가 2021년 이후에나 완성돼 전력공급 상황을 감안할 때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전 관계자는 "현재 군산지역은 154㎸ 송전선로 2개 루트로 전력을 공급하고 있으나 전력계통이 매우 취약해 송전선로 건설이 시급하다"며 "주민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 공사를 중단했으나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공사를 재개했다"고 말했다.
한전은 투입 인원과 장비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주민대책위원회는 "국회의원의 주도로 한전과 주민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논의하는 시점에서 공사를 재개한 것은 주민 의사를 무시한 처사"라며 "현장에서 몸으로 막아내고 단식투쟁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혀 제2의 ‘밀양사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호남지역본부 박승호 기자 bsh@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