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이수일 기자] 결합상품 기반이 초고속 인터넷이라는 SK텔레콤의 주장에 대해 국내 이동통신 업계 일각에서는 ‘휴대전화’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특히 결합판매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결합판매는 △유선전화 △초고속 인터넷 △휴대전화 등 별도로 판매되던 상품이나 서비스를 묶어 할인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정부는 ‘결합판매 고시’를 제정, 통신사가 결합상품을 판매할 경우 30% 이내에서 요금을 할인하면 요금적정성 심사를 면제해 주고 있다.
3일 이동통신 업계 일각에 따르면 "유선으로 묶으면 모바일을 다회선으로 묶어야 하기 때문에 가격 저항선이 심하다"며 "소비자의 입장에서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유선이 아니라 모바일을 중심으로 묶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상헌 SK텔레콤 CR전략실장은 2일 출입기자 대상 언론포럼에서 결합판매와 관련해 "결합판매의 기반은 초고속 인터넷"이라며 "이 시장에서 KT의 우월적 지위 남용으로 인한 방송시장의 경쟁 저해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고 밝힌 바 있다.
◇초고속 인터넷 중심? 모바일 중심!
업계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모바일을 중심으로 묶는 것이 유리하다"며 "또 SK텔레콤의 경우 무선뿐만 아니라 유·무선 상품이 모두 있어 가장 유리한 사업자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고착화된 국내 이통시장의 5(SK텔레콤)대3(KT)대2(LG유플러스) 구조를 벗어나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5대3대2의 시장점유율의 구조를 가지고 있는 국가는 멕시코와 우리나라뿐"이라며 "대부분의 국가는 시장점유율 격차가 크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는 강동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의견과 대동소이하다.
강 의원은 "현재 국내 이동통신시장은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최근 10년간 80% 이상의 영업이익과 50% 이상의 가입자를 독식하고 있다"고 상기시키며 지난달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출시하는 방송, 통신 결합상품에 대해 미래창조과학부의 심사 후 인가를 받도록 하는 ‘전기통신사업 일부 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강동원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휴대전화 △다회선 결합 △휴대전화 △유선방송 △서비스를 묶어 판매하는 결합상품에 대한 정의와 기간통신서비스, 결합판매 요금을 합리적으로 고려해 산정했는지 여부 등을 심사하도록 명시했다.
또 강 의원이 무소속이었던 지난해 우리나라의 1위 사업자 시장점유율은 50.5%(2011년 기준)로 OECD 회원국 평균 42.9%(2012년 기준)보다 높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강동원 의원실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OECD 회원국 중 한국보다 1위 사업자의 점유율이 높은 나라(2011년 기준)는 멕시코, 스위스, 터키뿐이다.
강 의원은 당시 "유럽연합(EU) 주요국의 이통 1위 사업자의 평균 시장점유율은 42%로 1위와 2위 사업자와 점유율 차이는 평균 12% 수준"이라면서도 "한국은 1강1중1약 구도에서 ‘1강2약’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초고속 인터넷 시장점유율을 평가할 경우 SK텔레콤의 재판매만이 아닌 SK군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말한 SK텔레콤의 주장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업계 일각 "영업방식 문제 있어"…개선돼야
업계 관계자는 "시장점유율 자체에 문제를 삼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다만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린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에게 부당한 도매대가를 주고 있다"며 "SK텔레콤은 이 부분에 대해서 정확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결합상품 판매로 인해 영업이익에서도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SK텔레콤이 KT의 초고속 인터넷 시장에서 지배적 사업자라고 주장하지만 SK텔레콤과 KT의 영업이익의 차이가 크다"며 "가입자와 시장점유율이 SK텔레콤보다 더 큰데 영업이익은 오히려 SK텔레콤이 거의 90% 이상 더 많다"고 덧붙였다.
이는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가 지난달 23일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결합판매와 관련해 SK텔레콤의 영업방식에 문제를 제기한 것과 대동소이하다.
이영국 SO 마케팅분과 위원장은 당시 SK브로드밴드의 초고속인터넷을 재판매하는 SK텔레콤를 사례롤 들며의 경우를 예로 들며 "SK텔레콤이 결합상품 판매 영업에 가장 적극적이라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처지"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이 위원장은 "SK텔레콤의 초고속인터넷 매출(약 2540억원) 가운데 SK브로드밴드에게 지급한 대가는 약 2040억원으로 마케팅비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적자"라며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를 도와주고 있어 모바일과 인터넷 결합이 강해지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주장했다.
◇결합상품 인가제 유지, 합리적 규제 필요
따라서 결합상품과 관련해 해결책은 △결합상품 인가제 유지 △합리적인 규제가 중요하다고 이 관계자는 제언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점유율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재차 밝히면서도 "결합상품 판매에 대해 지금의 방식은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기본적으로 SO와 입장이 같다"며 "결합상품 인가제는 유지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 "결합상품 인가제가 폐지될 경우 이는 SK텔레콤이 노리고 있는 것"이라며 "결국 결합상품 인가를 안받을 경우 모바일에 있는 시장지배력을 유선 쪽으로 더욱 빠르게 넘어갈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아울러 "현재도 사후규제가 있지만 전혀 작동하고 있지 않다"면서 "합리적인 규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정부의 규제에 대해서는 "기업에게 정책적으로 특혜를 달라는 게 아니다"라며 "정부가 기본적으로 결합상품, 시장지배력, 부당한 도매대가 등 불법 행위를 감시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