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국민투표 ‘긴축안’ 61% 압도적 반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5.07.06 05:36

박빙 예상 깬 20%P 큰 격차…그리스 미래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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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하는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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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호하는 그리스 국민. 사진=연합뉴스

박빙 예상 깬 20%P 큰 격차…그리스 미래 ‘안갯속’
ECB 6일 ELA 회의가 분수령…독일·프랑스 정상회의 주목


[에너지경제 최영운 기자] 그리스가 5일(현지시간) 실시한 채권단의 제안에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에서 반대가 우세할 것이라는 정부의 잠정 전망이 발표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그리스 내무부는 이날 초기 전망이 유효한 기준을 충족한 상황에서 추정한 결과 반대 61%, 찬성 39%로 예상했다고 보도했다.

개표율 40% 기준으로도 반대가 61.1%로 찬성(38.9%)을 20%포인트 이상 앞지르고 있다.

앞서 그리스 방송사들이 이날 오후 7시 투표 종료에 맞춰 방송한 최종 여론조사에서는 박빙이 예상됐지만 개표율이 높아갈수록 ‘6대 4’ 구도가 굳어지고 있다.

사전 여론조사에서 찬성과 반대는 각각 44%와 43%, 43%와 42.5% 등 1%포인트 안팎의 차이로 오차범위(3%)에 있었지만 예상을 깨고 ‘큰 반대’(Big No)를 보이고 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의 ‘반대가 클수록 정부의 협상력을 높여 채권단으로부터 더 좋은 합의안을 끌어낼 수 있다’는 설득이 막판 반대여론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유권자 약 985만명은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채권단이 지난달 25일 제안한 협상안에 찬성과 반대를 선택했다.

투표 질문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이 6월 25일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 회의에서 제안한 협상안을 수용하느냐"다.

이런 추세가 굳어져 반대가 다수로 결정되면 그리스의 운명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미지의 영역’으로 들어선다.

치프라스 총리의 주장대로 ‘더 좋은 협약’이 체결될 것인지, 협상이 난항을 겪고 ECB가 유동성 지원을 중단해 그리스 은행들도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맞을지 등 180도 다른 주장이 맞서고 있다.

치프라스 총리는 반대가 다수로 나오면 부채 탕감 등이 포함된 더 좋은 협약을 48시간 안에 체결하고 은행 영업을 7일부터 재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도 지난 3일 국민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오더라도 채권단과 머지않아 합의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반면 유로존 지도자들은 반대가 나오면 그리스는 유럽에서 떨어져 나갈 것이라고 경고해 최악에는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전망도 나온다.

그리스 정부가 지난달 30일 국제통화기금(IMF) 채무를 이행하지 않아 ‘기술적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놓인 데 이어 그리스 시중은행들도 디폴트를 맞을 가능성도 있다.

정부가 지난달 28일 은행 영업 중단과 자본통제 조치를 전격 단행한 것은 뱅크런(예금 대량인출)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현재 그리스 은행의 유동성 완충 규모는 10억 유로 정도에 그쳐 유럽중앙은행(ECB)의 지원 없이 예정대로 7일 은행 문을 열고 하루 인출금액을 60유로로 제한한 자본통제를 푼다면 은행들은 도산이 확실시 된다.

따라서 6일 예정된 ECB 회의 결과에 따라 그리스가 어느 갈림길을 택할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ECB는 채권단과 그리스 정부 간 구제금융 협상이 재개되는지를 면밀히 살필 것으로 예상된다. 협상 재개를 넘어서 협상 타결이 가시화하기 전까지는 ELA 증액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양대 채권국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6일 긴급 회동할 예정으로 두 정상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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