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 전하진 국회의원, “대학·연구소·벤처 모인 분당을 실리콘밸리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5.09.30 06:22

차세대 먹거리는 바로 '마이크로 나노세상' 에 있어


▲전하진 국회의원(새누리당, 경기 성남구 분당 을)

[에너지경제신문 송찬영 기자]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성실한 자세로 꾸준히 정책적 대안을 통해 미래 우리나라 갈 길을 제시하는 정치인들이 있다.

‘분열과 이전투구의 장’으로 인식되는 ‘정치’를 통합과 국민에너지를 한 곳에 모으는 장으로 이끌고 있는 정치 지도자들이 있는 것이다.

본지는 이들로부터 우리 미래 모습과 이를 위해 현재 무엇을 해야 할지 듣는 자리를 마련해 봤다. 편집자 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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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바꿔야 한다. 기존 산업화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바뀐 생각과 패러다임을 통해서 만이 미래 우리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고, 다른 나라를 선도해 나갈 수 있다."

최근 산업자원통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화력 원자력 등의 대형 발전소 보다 ESS(에너지저장시스템) 등 소규모 발전을 통한 분산형 전원 활성화로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은 전하진 국회의원(새누리당, 경기 성남구 분당구을)의 말이다.

전 의원의 이 말을 구체적인 모습으로 그림화 시키면 다음과 같다.

가령 에너지 산업의 경우 막대한 예산과 환경 훼손,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원자력 발전소를 특정 지역에 짓는 대신, 어느 곳에나 있고 고갈 우려가 없는 태양광이나 풍력을 이용해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곳에 작은 소규모 발전소를 운영한다.

사람들은 누군가가 만든 에너지를 소모하는 주체가 아니라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 자립해 사는 삶을 산다.

패러다임을 바꿔야 미래가 보여

개인의 관점에서도 지금까지의 생활패턴이 확 바뀐다. 우리는 현재 성장과 부를 축적이라는 목표를 향해 눈뜨기 무섭게 출근해 밤늦게까지 모두가 열심히 노력해 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라이프 스타일도 변화된다. 예컨대 청년들은 특정 기업 취직을 목표로 스팩을 쌓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꿈과 끼를 발산하는 일을 한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즐기면서 산다.

그렇다면 먹고 살고 아이를 키우고 하는 것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전하진 의원은 실제 우리나라 수준에서 먹 고사는 것은 한 달에 1백만 원 정도면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 돈을 벌기 위한 시간은 최소화 하고, 나머지 시간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즐기다 보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자신의 인생에서 최소 좋은 취미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처음 이 말을 듣는 사람들은 다소 생소하기도 해, 실현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좀 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러한 사람들의 삶, 이러한 사회는 우리 눈앞에 다가와 있다.

아니 이렇게 바뀌어야 우리 사회가 현재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는 그의 논리에 포로가 돼 버리고 만다.

"196·70년대만 해도 일반인들은 컴퓨터를 꿈도 꾸지 못했다. 당시 컴퓨터는 집 채 만한 크기였다. 그런데 지금은 어떠한가. 그 컴퓨터 보다 월등한 성능을 가진 휴대전화기를 우리 국민 누구나 손 안에 가지고 다니고 있지 않나.

발전소도 마찬가지다. 수십조 들어가는 발전소가 이제 비용이 저렴한 작은 발전소로 변하고, 이를 각 개인마다 가지는 세상이 될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 국가적으로 빨리 대처해야 한다."

그는 이를 위해 국회와 지역구 내 관련 각종 모임을 만드는가 하면, 입법 활동을 통해 제도적 대안마련을 하고 있다.

초선 의원인 그가 그동안 대표 발의한 법안 20건 가운데 이와 관련 있는 법안은 지난달 28일 발의한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일부개정 법률안’ 등 16건이다.

또 현재 올해 국회 계류 중인 법률안은 위 법안과 함께 ‘지능형전력망의 구축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 등 5건이다.

그가 벤처기업인에서 국회의원으로 변모한 이후 맡아온 이력에는 이러한 족적이 또렷이 새겨져 있다. 새누리당 ▲국회 창조경제활성화특별위원회 간사 ▲새누리당 디지털정당위원장 ▲K밸리포럼 대표 ▲스마트에너지포럼 대표 ▲국회 미래인재육성포럼 대표 ▲서강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 등이 그것이다.

"마이크로 나노세상에 대비해야"

실제 그의 말을 실현시키는 움직임도 우리 주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분산형 발전소 밑거름이 될 태양광 사업이 확산되고 있으며, 여기서 나오는 에너지를 저장하는 장치(ESS) 기술 발전도 상당 수준에 이르고 있다.

포스코 SK 삼성 한화 현대 LG 등 굴지의 국내 대기업들이 이와 관련된 소재와 부품 기술개발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그의 이러한 생각이 2015년 현재 당면한 또 다른 현안들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 청년일자리 문제, 출산문제, 남북 통일 문제들에도 말이다.

"기업인으로 성공도 해보고 망해도 봤다. 돈도 있어보고 없어도 봤다. 망했을 때 오히려 세상에 대해 눈을 뜨게 됐다. 오히려 맘이 편해졌고, 가족의 사랑도 보았다.

행복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됐다. 우리나라 국민소득은 2만 불이 넘는다. 3만 불 시대를 이야기하는데, 지금의 우리도 상당한 수준이다. 먹고 사는 데는 크게 지장이 없다.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 중 상당수가 필요하지 않은 것 들이다. 자꾸 목표를 정하고 왜 하는지도 모른채 필요도 없는 재화를 만들기 위해 달리기만 해서는 곤란하다.

세상을 보는 프레임을 바꿔야 한다. 지금을 즐겨야 한다. 우리사회가 가진 모든 자산을 연결해 융합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창조’이며, 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창조경제’이다."

그에 따르면 우리의 경제 상황과는 별개로 약 15년 후면 지금의 일자리의 절반이 사라진다. 라이센스를 따고 어느 조직에 들어갔다고 해서 그 조직이 그 사람을 보호해 주는 시대는 끝났다.

그러나 가수 ‘싸이’가 그랬듯 개개인의 절대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의 문은 무궁무진하게 넓어지고 있다.

따라서 정부와 정치권이 나서서 젊은이들이 먹고 사는 두려움을 없애주고, 이를 바탕으로 젊은이들이 자아실현을 할 수 있도록 해주면 자연히 일자리 문제나 출산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북한문제도 마찬가지다. 통일이 되면 북한의 기간시설 중 에너지 문제 해결이 가장 큰 관건이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현재와 같이 발전소를 짓는다면 10년 이상이 걸린다.

따라서 위에서 언급한 분산형 에너지 자립 시스템인 ‘썬 빌리지’는 비용이나 시간 면에서 크게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전 의원의 생각이다.

‘썬 빌리지’는 차세대 우리의 먹거리로 이 시스템을 세계 곳곳에 수출할 수도 있다.


‘기존 에너지 개념 바꾼 ’썬 빌리지‘

그가 현재 자신의 지역구에서 추진중인 K-벨리와 공동체 사업도 이런 철학에 바탕 해 있다. 공동체 사업의 경우 본인들이 쓰지 않는 물건들을 나누는 사업이다.

"에너지의 경우 분당지역은 아쉬운 지역이 아니다. 내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각자 집에다 쌓아놓은 물건이 엄청 많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우리 시간을 빼앗으며 쌓은 것이다. 내 것이지만 소용도 없다. 교환하고, 소유한 것을 비우는 과정에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공동체 문화를 고민하고 있다."

한국의 실리콘 벨리를 꿈꾸는 분당 ‘K-벨리’ 사업 역시 이 연장선에 있다. 이 지역에 있는 기존 자산의 자원화와 재활용, 융합을 통해 글로벌 도시, 글로벌 기업, 글로벌 대학을 육성하겠다는 것이 ‘K-벨리’ 사업이다. 그런 의미에서 ‘K’ 는 Knowledge와 Korea에서 따왔다.

분당 판교 지역은 벤처 1세대가 많이 들어와 있는 지역이다. 그가 처음 국회의원이 됐을 때 이곳 벤처기업들을 만났다.

그리고 그들에게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묻자 ‘인재’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일자리가 없다고 다들 아우성인데, 정작 기업들은 사람이 없다는 말이 안 되는 상황을 접했다는 것이다.

전 의원은 잠깐 동안 대학을 유치해야 하나 하는 생각을 했지만, 주변 대학만도 20개에 이른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결국 악기를 잘 만들고 악기들도 많은데, 이를 연주할 사람이 누구냐가 문제였다.

특히 우리 사회가 ‘악기로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 없이 악기만 잘 만들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악기를 모아보자, 공항에서 가까운 거리, 대학과 기업연구소 벤처기업이 집적돼 있는 유리한 환경을 최대한 활용해 보자고 생각했다.

성남시와 함께 새롭게 단지를 꾸미기보다 17년째 방치된 구미동 하수종말처리장 부지를 활용해 변화를 시도했다. 이것이 현재 그가 추진해오고 있는 K벨리 사업의 그림이다.

"스탠포드 대학이 글로벌 대학이 된 것은 애플 HP 등이 그것에서 어렸을 때부터 자랐기 때문이다. 그들이 글로벌 기업이 되면서 스탠포드도 세계적 대학이 됐다.

우리도 충분히 그럴 여건을 가지고 있다. 아직도 변호사 의사가 좋은 줄만 알면 되겠나. 다가오는 마이크로 나노세상을 대비해 우리젊은이들에게 비전을 갖게 해야 한다."

정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그도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과제를 풀어헤쳐 놓지 못하고 안고 있기만 하는 ‘비전 부재’의 상황이 그것이다.

"창조경제, 조감도 없이 자꾸 무엇 하자는 게 문제"

"배를 갈아타야 하는데(산업화시대에서 또 다른 패러다임 시대로) 어떻게 갈아타야 할지 논쟁이 없다. 대통령이 창조경제 얘기했는데, 조감도가 없다.

조감도를 보여주고 설득해야 하는데, 보여주지는 않고 무엇인가를 자꾸 하자고 한다. 그래서 국민들이 혼란스럽게 느끼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국가경쟁력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과학기술분야 연구개발에서 극명히 드러난다. 하지만 해결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정부예산이 약 19조 원에 이르지만, 대부분 단기적 성과에 머물고 있다. 이 예산 중 몇 백 억 만이라도 관련된 조감도를 그리고 법 개정을 연구하며, 연구 성과들을 연결하고 융합하는 방법을 연구하는데 쓰이면 엄청난 효과를 볼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부에 들의 갈 의향을 그에게 물었다. 차기 미래부나 산자부 장관 후보로 물망에 오르는 까닭도 있었지만,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한 그가 관련부처를 맡는다면 참 많은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대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의회가 중요하다."

짧은 5년의 대통령 임기 속에서 행정부는 집행기구 역할밖에 하지 못한다고 그는 말했다. 따라서 국회가 장기적 어젠다를 만들고 연구를 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그가 동료의원들과 함께 국회내 미래위원회를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이유도 그런 까닭이라고 했다.

"새로운 판을 가지고 ‘한글과 컴퓨터’를 살렸듯이 장기적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다. 세상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국회의원이 가장 적성에 맞는다고 생각한다."





*  전하진 의원 프로필
-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석사
- 한글과 컴퓨터 대표이사
- 새누리당 디지털정당위원장 
- 국회 미래인재육성포럼 대표
- 제19대 국회의원(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

수상
- 제2회 대한민국 최우수법률상
- 2015 제13회 중부율곡대상 국가 정치부문/ 국회의원 헌정 대상
- 국정감사 NGO 모니터단 선정 국정감사 우수의원
-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과학기술 의정활동 우수의정상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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