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컵밥거리 변신은 무죄"...동작구, 상생 정책으로 인근주민 노점 화합 이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5.10.21 11:25


동작구

▲새롭게 조성된 노량진 거리가게 특화거리(만양로 입구 ~ 사육신 공원 앞 보도육교)


[에너지경제신문 송찬영 기자] 서울시 동작구(구청장 이창우)의 ‘상생’ 정책이 최근 빛을 발하고 있어 주목된다.

35년만에 육교 철거와 함께 노량진 역 주변 일대가 확 바뀌는 과정에서 이해 당사자인 노점상과 인근 상인 등의 갈등을 녹여 모두가 ‘윈윈’ 하는 정책을 시행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로 오는 23일 노량진 컵밥거리는 ‘거리가게 특화거리’로 탈바꿈해 준공식을 갖는다.

노량진 역 일대는 이른바 학원 밀집 지역으로 ‘컵밥’으로 유명한 거리다. 하지만 좁은 보도에 이용객이 급증해 그만큼 일반인들의 통행 불편도 컸다. 이에 구는 주민들의 불편을 줄이는 방안으로 노점이전을 추진했다.

구는 이를 위해 규제가 아닌 지역 주민과 노점과의 ‘상생’을 선택했다. 시간이 걸리고 힘들더라도 지속적인 대화와 협의, 설득이 진행됐다.

노점상들도 이에 공감해 이전에 따른 매출감소 우려에도 불구하고 32곳이라는 다수의 노점이 이전을 완료했다.

구는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기존 구간(이데아빌딩 ~ 공단기학원)에 자리해 있던 노점 32곳이 이전에 앞서 자체적으로 점포를 철거했다고 21일 밝혔다.

이어 28곳은 새롭게 조성된 ‘노량진 거리가게 특화거리’로 옮겼고, 음식점을 제외한 꽃집 등 4곳은 현 맥도날드 옆 골목으로 이전했다고 덧붙였다.

약 270m 구간의 거리가게 특화거리(만양로 입구 ~ 사육신 공원 앞 보도육교)’는 규격화된 박스형 거리가게 28곳이 새로 자리 잡았고, 안내소 1곳과 쉼터 2곳도 들어섰다.

거리가게 점포에는 전기, 수도, 하수 시설을 비롯해 개별 계량기도 설치됐다. 점포 전면과 측면에 가게 특성을 반영한 상호가 표기됐으며, 전체 점포 상단에는 LED 전등이 달린 차양막도 설치됐다.

기반시설은 구청에서 추진하되, 박스형 점포는 노점 영업주들이 자체적으로 업체를 선정해 제작했다. 구는 향후 노량진 지역의 특성에 맞는 디자인 거리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확 바뀐 이 곳 거리 모습 이상으로 주목되는 부분은 사업 추진과정이다. 그동안 각 지자체에서는 노점을 비롯한 환경개선 사업 추진시 ‘갈등- 법 집행- 충돌’ 등이 반복돼 왔다. 동작구는 이러한 시행착오를 격지 않았다.

구는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노점단체 대표와 구청장 등이 함께 ‘노점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여기서 주민과 노점 간 상생이라는 큰 틀을 정했다.

구는 올해 2월 노점주, 인근 상인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3월에는 노점주를 대상으로 공청회를 열었다. 4월에는 인근 학원생과 노점 이용객을 대상으로 2차 설문조사를 했다.

노점 상인들은 5월 자체 투표 등을 거쳐 이전에 동의한다는 내용을 구에 알려왔다.

이후 지난 7월 ‘거리가게 특화거리 디자인 용역’을 실시하고, 거리가게 대표, 주민, 공무원 등을 중심으로 ‘거리가게 개선 자율위원회’를 꾸렸다.

또 같은 달에 노점주를 대상으로 ‘거리가게 디자인 설명회’를 가지고, 이어 9월 착공에 들어갔다.

마침내 지난 9월 11일에는 거리가게 영업주들이 매월 일정금액을 지역 발전기금으로 제공할 것을 약속했다.

노량진 거리가게 자율위원회가 노량진1동 주민자치위원회와 함께 ‘노량진 거리가게 특화거리 발전 협약’을 체결한 것이다.

구는 향후 노점 실명제 도입, 노점 관리 조례 제정을 통해 거리가게의 제도권 편입을 도울 예정이다.

구는 이창우 구청장을 비롯해 지역주민, 노점주 등이 참석해 모두가 화합하는 준공식을 23일 가질 예정이다. 또 이날을 기해 거리가게는 일제히 컵밥 영업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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