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이경화 기자] "바이오산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기 위해선 국가차원의 시스템적 접근을 통해 명확한 거버넌스(조직 통치) 체계를 구축해야한다"
유명희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전 청와대 미래전략수석)은 4일 한국바이오협회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주최로 서울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제2회 코리아바이오플러스’에서의 기조강연 직후 에너지경제신문과 만나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연계시킬 수 있는 전략이 불분명하다"면서 향후 바이오·의료 시장에 대한 대책을 이같이 내놨다.
통합적인 장기 비전·국가 전략의 부재는 시장에서 바이오경제가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믿음을 줄 수 없다는 것이다.
유 책임연구원은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에서 지난 십 수 년 동안 가장 많이 지적돼 온 것이 정부의 거버넌스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라며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산업부, 미래부 등 관련 부처들은 나름 관심이 지대하지만 이슈들을 종합적으로 조정하는 기구가 없다"고 지적했다.
유 연구원은 "예산집행의 효율성 측면뿐 아니라 정책의 일관성, 예측성 등을 고려해 강력한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연구원은 바이오산업 관련 생명윤리 확립, 교육 등 사회 수용성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새롭게 개발되는 기술이나 정책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실행에 대한 방안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바이오산업을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선 이해당사자들 간의 소통은 물론 바이오경제에 대한 국민 인식을 높이고 공익적 목적(국민건강·복지 증진·친환경 수립 등)과 산업 발전 목적(글로벌 시장 개척을 통한 외화 수익)을 병행해 추진해야한다"고 밝혔다.
한편 유명희 책임연구원은 국내 대표 여성 과학자다. 단백질체학(프로테오믹스)을 평생 연구한 유 박사는 1998년 여성과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 첫 회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유 박사가 연구하는 것은 단백질의 구조를 밝히는 것이다. 그는 앞서 1995년 단백질 접힘에 문제가 생길 경우 질병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밝힌 실험 논문을 ‘네이처 구조생물학’에 발표하기도 했다.
이후 유 박사는 2002년 21세기 프론티어 사업단장을 맡으면서 연구 이외의 과학 행정 분야에 집중했고 2008년 MBA 과정을 마쳤다.
유 박사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으로 자리를 옮겨 2년여 동안 국가 과학정책을 다루기도 했다. 지금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 복귀해 단백질체학을 연구하고 있다.
◆ 약력
△ 1954년 서울 출생 △1976년 서울대학교 미생물학과 졸업 △1981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 캠퍼스 대학원 단백질 생화학 박사 △1981~1985년 미국 MIT 박사 후 과정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위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21세기 프론티어사업단 단장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부회장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