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산업 회장 장남이 운영한 라파바이오.. '직원들 월급 못 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5.12.09 17:26

-17일 김정한 대표 2차 공판ㅡ 현재 40명 중 13명 체불 상태


대성산업의 비에너지 부문 계열사였던 라파바이오가 흔들리고 있다.

이 회사 대표가 임금체불 혐의로 송사에 휘말린 상태고, 생산공장도 가압류되는 등 경영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라파바이오는 김영대 대성산업 회장의 장남인 김정한씨가 대표를 지낸 회사라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8일 업계 및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 재판부는 오는 17일 서울법원종합청사 서관 524호 법정에서 김 대표에 대한 2차 공판을 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지난 4월 대성산업 사장직에서 물러나며 라파바이오 경영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만 해도 라파바이오는 성장성이 기대되는 회사였다.

라파바이오는 임플란트 시장에서 환자맞춤형(커스터마이즈) 제품으로 두각을 드러내며 사업을 키웠다.

라파바이오는 작년 말 생산 공장과 연구센터를 종전 경상남도 양산에서 대구로 이전하면서 생산규모를 50% 가량 늘렸다. 그 결과 연간 34만 개였던 생산규모가 60만 개로 확장됐다.

임플란트 시술은 기성품으로 만들어진 보철 제품을 쓰는 기존 방식에서 환자 개개인의 치아 특성에 맞춰 제작하는 일대일 맞춤형으로 트렌드가 옮겨가는 추세인데 라파바이오는 맞춤형 보철물 제작 관련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높았다. 여기에 더해 라파바이오는 환자맞춤형 보철물 제작을 위해 CAD/CAM 응용기술과 3D 융합기술도 개발했다. 라파바이오는 이를 바탕으로 임플란트용 상부지대주(커스터마이즈 어버트먼트) 분야에서 국내 1위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2012년부터 갑자기 제동이 걸렸다.

업계는 지난 2011년 대구광역시와 투자협약을 체결해 작년에 생산공장과 연구소를 경남 양산시에서 대구광역시로 이전하면서 무리하게 사세를 확장해 부실을 키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현금 유동성에 문제가 발생해 퇴직자 일부가 미지급 급여 및 퇴직금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 대표를 고소하는 한편 관련 민사소송을 냈다.

이후 지난 8월에는 서울중앙지검이 김 대표를 기소한 데 이어 9월에는 대구지법 민사17단독 재판부가 원고 승소 판결해 퇴직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라파바이오는 총 직원 45명 가운데 20명의 임금을 체불했다. 짧게는 1개월부터 길게는 3개월이다.

주종수 라파바이오 본부장은 "현재 7명의 임금은 지급완료한 상태며 나머지 13명도 곧 지급할 것"이라며 "회사도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 쓰고 있다"고 했다

민·형사 소송전의 발단이 된 임금 체불은 라파바이오의 경영악화에서 비롯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라파바이오는 은행권 대출로 60억원 대의 부동산이 담보로 잡혔고 단기차입금과 장기차입금은 각각 68억원, 69억원에 달했다. 이미 라파바이오의 대구 소재 생산공장의 건물과 토지는 사실상 채권자들의 손에 넘어간 상태다. 또 지상 3층 규모 공장 건물은 한 모씨 등 채권자 23명이 4억2300만원 규모 채권에 대한 권리보전에 나섰고 동대구세무서·국민건강보험공단·대구 동구 등 관련 지자체, 세무당국 등도 압류에 들어간 상태다.

실적도 악화일로다.

작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대비 2%, 58% 감소한 63억원과 2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은 48억원으로 1177% 폭증했다. 46억원이 결손 처리되며 부채비율은 종전 968%에서 1800%로 2배 뛰었다. 유동비율은 59%선이었다.

대성산업 고위 관계자는 "라파바이오는 맞춤형 임플란트 국내 1위 업체로 미래성장성이 큰 회사인데 사업확대를 위해 투자를 한 것이 자금 유통성에 단기적으로 영향을 끼쳤을 뿐"이라며 "곧 사업이 정상궤도로 회복돼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에너지경제신문 심민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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