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코리아 끝나지 않는 거짓말 ‘행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5.12.27 14:03
폭스바겐코리아 끝나지 않는 거짓말 ‘행진’  
폭스바겐코리아의 끝나지 않는 '거짓말'

▲폭스바겐코리아 토마스 쿨 사장(왼쪽).


[에너지경제신문 이창훈 기자] 폭스바겐 배출가스 조작과 연비의 상관관계가 밝혀지면서 폭스바겐코리아가 그동안 해온 ‘거짓말’이 또 다시 탄로 났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위기 때마다 잘못을 시인하고 바로 시정에 들어가지 않고 거짓말로 일단 봉합하려는 행태를 보여왔다. 올해 8월 에어백 결함 논란, 9월 배출가스 조작 논란 등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는 순간에도 거짓 변명으로 일관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시장을 깔보는 폭스바겐의 기업문화가 이런 거짓말 행진을 낳고 있다고 진단한다.

국토교통부는 환경부의 폭스바겐 티구안 실험 데이터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배출가스 조작과 연비 사이에 상관관계가 드러났다고 24일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환경부가 반복 실험한 결과를 토대로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분석한 결과 배출가스와 연비에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본래 연비를 측정할 때도 포집된 CO2를 기반으로 연비를 산출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CO2의 양이 얼마나 변했는지를 언급하기에는 아직 조심스러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조작과 연비의 상관관계가 드러나면서 폭스바겐코리아의 대처도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애초 폭스바겐코리아 측은 배출가스 조작 사건이 터지자 "이번 사건은 미국에서 발생한 사안으로 유럽과 같은 환경 규제를 적용하는 국내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다 폭스바겐그룹 측에서 배출가스 조작을 시인하자 한국에서도 해당 차량을 파악하고 있다고 한 발 물러났다. 이후 배출가스 조작을 시정하면 출력이나 연비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에 대해서도 이 회사는 "이번 사건은 환경과 연관된 사안이지 차량의 성능과는 관련이 없다"고 거짓 변명을 했다.

배출가스 조작과 연비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왔고 여전히 유효하다. 실제 도로에서 작동하지 않은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계속해서 가동시키면 그만큼 연료 소모가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송한호 서울대(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동력, 연비, 배출가스를 모두 충족시키기 어렵기 때문에 배출가스 조작을 바로잡으면 연비의 성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연비나 동력 성능이 저하될 것을 우려해서 배출가스를 조작하지 않았겠냐"고 반문했다.

폭스바겐코리아이 해온 거짓말은 비단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폭스바겐이 올해 8월 북미에서 에어백 결함으로 골프·파사트 등 주력 차종을 리콜했을 때 폭스바겐코리아는 국내는 무관하다고 줄곧 거짓말을 일삼았다. 그러나 결국 국내와 관련성이 밝혀지면서 10월16일 에어백 결함 차량에 대한 리콜 시정 계획서를 국토부에 제출했다. 이후 이달 23일 국토부는 경적·에어백 등을 작동하기 위해 전기를 공급하는 장치인 ‘클럭스프링’의 결함으로 경적이 작동하지 않거나 에어백 경고등이 점등될 가능성이 발견돼 폭스바겐의 파사트 등 8개 차종 2만7811대를 리콜했다.

이런 안하무인 식 행보는 국내 시장을 깔보는 기업문화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이정주 한국자동차소비자연맹 회장은 "전시 차량을 속여 파는 등 제보를 받아 폭스바겐에 문제를 제기하면, 오리발을 내밀거나 끝까지 버티는 경우가 많다"며 "그만큼 국내 시장을 얕잡아 본다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김필수 대림대(자동차학과) 교수는 "문제는 이 회사가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벌이자 국내 판매량이 급증했다는 점이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한국 소비자를 등한시하는 폭스바겐코리아의 악습을 바로 잡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폭스바겐코리아 홍보를 담당하는 서영진 실장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비행기를 탑승한 상황이라 끝내 연결되지 않았다.  
이창훈 기자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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