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회피 NO" …구글·애플, 유럽 각국서 ‘구글세’ 토해낸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16.01.27 21:09

英 "2천200억원 합의"…伊 "2천억원 합의준비"…佛 "6천500억원 협상"


세계 각국이 ‘국가 간 소득 이전을 통한 세원 잠식(BEPS)’ 일명 구글세 방지 법안을 속속 도입하면서 구글과 애플 등 다국적 기업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유럽 각국은 구글과 애플이 자국에서 발생한 매출 대부분을 법인세율이 가장 낮은 아일랜드에 등록한 자회사로 계상해 자국에선 쥐꼬리만 한 세금을 냈다면서 구글과 애플에 칼을 들이댔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에 따르면, 구글이 이탈리아 세무당국에 1억5000만유로(약 2000억원)의 ‘밀린 세금’(back tax)을 납부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세부 협상내용이 비밀에 부쳐지고 있어 구글이 낼 1억5000만유로가 몇 년분에 해당하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현지법인 ‘구글 이탈리아’가 한해 약 5억3000만유로(약 690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구글은 지난 21일 영국 세무당국과 앞으로 법인세 납부 기준을 바꾸기로 하면서 ‘밀린 세금’ 1억3000만파운드(약 2200억원)을 내기로 합의했다. 현지법인 ‘구글 영국’의 순이익에다가 영국에 기반을 둔 광고주들로부터 올린 매출도 반영해 세금을 내기로 합의했다. 이와 함께 2005~2014년 기간 기존 기준과 새 기준의 차액 1억3000만파운드를 내기로 한 것이다.

구글은 영국에서 거액의 매출을 거두고도 법인세는 미미한 수준으로 냈다. 영국은 구글의 유럽 내 최대 매출 발생처다. 2013년의 경우 ‘구글 영국’은 56억달러(약 6조7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2050만파운드(약 353억원)의 법인세만 냈다. 구글은 유럽에서 ‘더블 아이리쉬’(double Irish) ‘더치 샌드위치’(Dutch sandwich) 등으로 불리는 절세기법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역시 ‘구글 프랑스’로부터 탈루된 세금을 받기 위한 협상을 벌이고 있다. 양측은 현재 약 5억유로(약 6500억원) 수준에서 협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뿐만 아니라 애플도 지난해 말 이탈리아 세무당국에 3억1800만유로(약 4084억원)의 세금을 내기로 합의했다.

한편 영국에선 ‘구글세’ 협상 결과가 발표되자 프랑스의 사례와 비교해 구글에 ‘너무 관대한’ 대우를 해줬다는 불만의 여론이 높아지고 있어 영국 당국이 추가적인 움직임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울러 구글이나 애플은 이들 국가와의 합의와는 별도로 EU 공정경쟁당국이 벌이는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로 더 세금을 물 처지다.

EU 공정경쟁당국은 아일랜드, 룩셈부르크 등의 세무당국이 애플과 구글 등 다국적 기업들에 부당한 세금감면 혜택을 제공했는지를 광범위한 고강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 블룸버그는 부당 세금 감면과 관련해 애플이 반환해야 하는 금액을 80억달러(약 9조6000억원)로 추산하기도 했다.

◇구글세란? 다국적 기업이 세율이 높은 국가에서 올린 수익을 특허료나 이자 등의 명목으로 조세피난처 등 세율이 낮은 국가로 넘겨 조세를 피하는 행위를 막기 위해 부과하는 세금을 말한다. 구글이 다국적 기업의 대표 주자인 만큼 기업 이름을 따 보통 구글세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한편, 구글세는 2013년께 선진 20개국(G20)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차원에서 다국적 기업의 조세회피 즉 ‘BEPS’라는 공식용어로 대치됐다.

더블 아이리시 위드 더치 샌드위치는 다국적 기업이 유럽 안에서 법인세율이 가장 낮은 아일랜드와, 아일랜드와 조세 협정을 맺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네덜란드에 각각 지사를 설립하고, 로열티와 수익 등을 주고받아 세금을 회피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이 실현되려면 아일랜드에 2개의 법인을 둬야 해 ‘더블 아이리시’다. 구글과 애플 등 다국적 기업이 조세 회피를 위해 오랜 기간 활용해 온 회계 기법이다.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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