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트레이드’ 흔들리자 글로벌 증시 급락…골드만은 “이곳 주목해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5.12.13 12:51

‘브로드컴·오라클’ 악재에 AI 관련주 투매
엔비디아 3%↓·SOX 5%↓…“AI 거품 꺼지고 있어”
골드만삭스 “분산투자 고려해야…한국 등 주목”
S&P 연말 산타랠리 기대감도…“7000까지 간다”

USA NEW YORK STOCK EXCHANGE FLOOR

▲뉴욕증시 트레이더(사진=EPA/연합)

인공지능(AI) 트레이드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의 연말 '산타 랠리'가 여전히 가능하다는 낙관론을 펼치지만 일각에서는 다른 지역으로 눈길을 돌려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12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51% 밀린 4만8458.05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1.07% 떨어진 6827.41,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지수는 1.69% 급락한 2만3195.17에 장을 마쳤다.


이날 뉴욕증시 하락은 AI 관련주로 지목됐던 브로드컴과 오라클이 주도했다.



브로드컴의 호크 탄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실적 발표 후 가진 설명회에서 “1분기 비(非) AI 매출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변동이 없다"면서도 “빠르게 성장하는 AI 매출이 비 AI 매출보다 총마진이 더 작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브로드컴은 시장 상황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2026회계연도 AI 매출 전망치 발표도 보류했다. 향후 6분기에 걸쳐 출하될 AI 제품의 수주 잔고는 최소 730억달러라고 전망했으나 이 또한 기대에 못 미치면서 AI 거품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재점화했다.



AI 산업이 인류의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기대감에 오픈AI를 비롯한 하이퍼스케일러들은 막대한 규모의 자본을 들여 인프라 확장에 투자를 이어왔다. 그러나 브로드컴의 이같은 입장은 AI가 기대만큼 '돈이 되는 산업'이 아니라는 우려로 이어지면서 AI 테마에서 투매가 촉발됐다.


브로드컴은 이날 11.43% 급락하면서 시총 2조달러 문턱에서 크게 미끄러졌다. 브로드컴은 지난 10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시총이 1조9500억달러까지 불어났었으나 이날 마감 기준 1조7000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오라클은 전날 10.83% 폭락한 데 이어 이날도 4.47% 떨어졌다. 오라클이 일부 데이터 센터의 완공을 1년 미루게 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졌다.


이에 AI 및 반도체 종목 위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5.10% 폭락했다. AI 대장주로 꼽히는 엔비디아 주가는 3.23% 하락했다.



나벨리어 앤 어소시에이츠의 루이스 나벨리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AI거품이 터지지는 않지만 꺼지고 있다"며 “오픈AI와의 합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AI 관련주들의) 추가 상승 여력이 어려울 것 같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이렇듯 빅테크들의 밸류에이션 부담과 막대한 자본 지출 우려가 커지자 분산투자가 투자자들이 고려해야 할 핵심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골드만삭스의 마크 윌슨은 “현재 시장 환경을 감안할 때 주식 비중을 유지하기 위해선 분산투자가 감수해야 할 비용"이라며 한국, 일본, 중국과 기타 신흥시장에서 매력적인 투자 내러티브가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유럽 증시에 대해서도 대체로 긍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 지수 전망과 관련해 블룸버그가 집계한 17명의 전략가 중 큰 폭의 하락을 예상한 전략가는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UBS와 도이체방크를 포함한 4명의 전략가는 약 13%의 상승 가능성을 제시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가 올 연말에 이어 내년에도 오를 수 있다는 낙관론을 피력하고 있다.


에드워즈자산운용의 로버트 에드워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S&P500 지수가 연말까지 7000선에 도달한 뒤 2026년까지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우리 고객들은 더 큰 수익을 쫓기보다 이미 얻은 수익을 잃을까 걱정하고 있다"며 “이는 과열 국면이 아니라 전형적인 '걱정의 벽' 현상"이라고 말했다. 걱정의 벽은 불안과 우려가 커질수록 오히려 증시가 오르는 현상을 뜻한다.


골드만스의 벤 스나이더 전략가는 이날 투자노트를 내고 S&P500 지수가 내년에 7600선에 도달할 것이란 기존 전망을 재확인했다. 모건스탠리, 도이체방크, RBC캐피털마켓 등의 전략가들도 미국 증시가 내년에 1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성준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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