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에 100권 읽기 도전…삼성SDI 독서왕 엄주식 프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11.08 11:27

'매일 100분' 독서 습관화를 통해 7년간 1000권 독파

매월 급여 10% 책 구입 투자…메모 가능 종이 책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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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독서왕 엄주식 프로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 스마트폰이 일상화된 요즘 종이 책을 고집하면서 매일 100분 동안 저자와의 대화를 나누는 삼성SDI 임직원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8일 삼성SDI에 따르면 배터리 설비 개발을 담당하는 엄주식 프로(45)는 회사 내 유명한 독서왕이다. 엄주식 프로가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은 2012년 10월이다. 엄 프로는 당시 ‘40을 앞두고 내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 라는 고민에 빠졌다. 본인만의 삶의 이정표를 찾다가 책 속에서 해답을 구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집 근처 인근 서점을 찾았다. 그때 엄 프로가 집어 든 책은 다나카 카즈히코의 ‘38세, 상승과 추락 사이’였다. 40세가 되기 전 자신이 희망하는 분야에서 ‘핵’이라 할 수 있는 커리어를 1가지는 쌓아야 한다는 구절을 읽고 그 중 하나로 독서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비슷한 시기 그는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라는 독서 관련 책을 접하고 3달 33권 책 읽기 미션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평소 남들보다 3배 정도는 노력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던 그는 3달 33권 책 읽기를 100일에 100권 읽기로 목표를 세배나 높여 도전했고, 실제 107일 만에 100권을 읽고 독서에 대한 자신감과 스스로 변화된 것을 느꼈다.

엄 프로는 이때부터 1일 100분 독서를 습관화 시켰다. 엄 프로는 오전 5시30분에 기상해 6시부터 6시40분까지, 출근 후 7시30분부터 8시, 그리고 퇴근 후 22시부터 22시30분까지 독서에 집중한다. 이같은 ‘100분의 독서’로 엄 프로는 지난 7년 동안 약 1천 여권 이상의 책을 독파했다.

엄주식 프로가 전자책이 아닌 종이 책에 빠져든 것은 ‘메모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을 울리는 구절은 메모를 한다. 동시에 책장을 넘기면서 자신을 되돌아 본다. 성찰과 메모는 종이 책 만이 가진 매력이다.

‘모든 시작에는 용기가 필요하고 용기는 행동한다’ ‘생각이 아니라 행동이 나를 규정한다’ ‘길을 아는 것과 길을 걷는 것은 다르다’ 그가 책을 읽으면서 정리해 놓은 구절로 이는 그의 삶의 나침반이 됐다.

엄 프로는 자신의 급여의 10%를 책 구입에 지출한다. 신간은 물론이고 천안과 대전 일대 중고 서점을 찾아 한달에 읽을 책을 수십 권씩 구입한다. 바쁜 시간을 쪼개 저자와의 대화 같은 오프라인 이벤트에도 직접 찾아간다.

수많은 책들 가운데 엄주식 프로가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은 바로 개리 비숍의 ‘시작의 기술’이다. 이 책을 통해 행동의 중요성에 대해 느꼈다는 그는 ‘현재에 불평을 하면서도 변화하지 않는 사람들은 사실 적당히 불편함에 만족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스스로를 뒤돌아보고 불편함을 바꾸고자 하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는 구절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며 끊임없이 목표를 향해 전진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는 운동을 할까 말까 고민이 많았는데 이 책을 읽고 난 뒤, 헬스도 열심히 하고 하루 1만보 걷기 등을 실천하며 스스로를 변화시키고 있다. 또한 업무에 있어서도 현장의 문제를 나중으로 미루지 않고, 그때 그때 처리하면서 자신감도 얻었다고 말했다.

엄주식 프로가 추천하는 ‘시작의 기술’은 사내 소통채널 SDI 토크에 북톡 콘텐츠로도 소개됐는데 해당 콘텐츠에는 임직원들이 60여 건의 댓글을 달며 공감했다. 임직원들은 ‘업무적인 스킬 뿐 아니라 독서 습관까지 본받겠다’ ‘좋은 책 추천 감사하다’ ‘시작을 두려워하지 않고 즉시 행동하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콘텐츠만 봐도 책 한권 읽은 것 같다’ ‘프로님의 비범함 속에는 수많은 책들이 있었던 것 같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삼성SDI 독서왕 엄주식 프로는 최고의 설비 전문가다. 엄프로는 2018년 설비 전문가 위탁교육 최고과정 중 하나인 FE-Pro 과정을 최초로 수료했다. 집합 교육이었지만 엄 프로는 교육장 주변에 숙소까지 잡으며 열정적으로 참여했다. 그는 ‘불치하문(不恥下問)’의 정신으로 자문교수, 지방에 있는 회사들까지 직접 찾아다니며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그 결과 엄주식 프로는 본인의 업무에 더욱 자신감을 가지게 됐으며, 지금은 사내 설비 관련 대표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엄주식 프로의 이같은 열정적인 회사 생활은 책에서 얻은 팁들을 실천한 것이다. 그는 설비 분야에서 최고의 엔지니어가 되어 배운 것들을 책으로 집필해 재능기부 강의를 강의를 하고 청소년에게 동기 부여하는 책을 준비하고 싶다며 이런 소박한 꿈을 위해 그는 오늘도 책을 읽으며 메모장에 옮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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