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경의 눈] ‘꿈의 직장’ 이케아의 두 얼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11.16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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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경 산업부 기자.


저렴한 가격과 공정한 기업문화로 국내에서 거침없는 성장세를 이어가는 이케아가 최근 노사관계로 인해 삐걱거리고 있다. 다국적기업이 한국법인 근로자에 대해 차별대우를 한다는 노조의 주장도 제기되면서다.

전세계 최고 수준 복지와 노동 문화를 갖고 있는 스웨덴에서 온 이케아는 그동안 ‘NO 비정규직·NO 연령제한·NO 임금차별’ 등을 지향하며 우리나라 근로자는 물론 소비자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 실제 이케아 채용설명회는 매번 수천명이 몰렸고, 수백대 일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가고 싶은 ‘꿈의 직장’으로 꼽혔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해외 이케아법인과 한국 이케아 법인의 차이는 컸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이케아지회에 따르면, 이케아 외국법인은 △임금 △스케쥴 △식사 등에서 한국법인보다 더 나은 조건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임금은 △주말수당 △특별수당 △임금배분비율 △임금보완정책 등이 모두 외국법인에 비해 한참 미치지 못했다. 한국지점에서 거두는 이케아의 이익은 국가별 순위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지만 한국지점 노동자들은 해외 이케아 법인과 비교해 우대받기는커녕 거꾸로 차별받고 있는 것이다. 또 사측에 대해 불만을 제기해 등벽보를 붙인 노조원을 업무배제하고, 노조원들을 특정 공간에 격리조치하는 등 근로자들을 향한 후진적인 모습도 보였다.

이같은 노조 반발에 대해 이케아코리아측은 "이케아는 사업을 운영하는 모든 국가의 법과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고 있다.

사실 이러한 문제는 이케아가 처음이 아니다. 1996년부터 2006년까지 10여년간 대형마트 사업을 진행했던 프랑스 까르푸도 국내 진출 시 납품업체에 고압적인 태도로 단가인하를 종용하거나, 인건비 등 고정비 절감을 위해 종업원을 파견직으로 고용했다. 이에 노조가 설립되자 이들을 기피업무로 배치해 압박하는 등의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결국 까르푸는 이미지 실추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매출 수준 등으로 국내서 철수했다.

이케아코리아 역시 카르푸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국내에서도 사람중심의 공정한 기업문화를 심어주기 바란다. 노동자들과의 진심어린 소통이 그 시작이 될 것이다.


이나경 기자 nak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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