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줄이고 브랜드 팔고"…허리띠 졸라매는 패션·뷰티업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11.19 22:00
clip20201119140538

▲코로나 여파로 창사이래 최초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사옥 전경.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코로나19사태가 길어지면서 패션·뷰티업계가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고 있다. 저효율 매장을 정리하고 브랜드 매각에 나선데 이어 최근 희망퇴직까지 진행하면서 비용 절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며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19일 업계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최근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지난 13일부터 전 사업부문 근속 15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는 가운데, 면세 사업부의 경우 근속 연차 제한도 두지 않았다. 회망퇴직시 1인당 위로금 1억원 지급이라는 파격적인 조건도 제시했다. 아모레시픽 그룹이 회망퇴직을 진행하는 것은 창사 이래 최초다.

이는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에 이어 코로나19 여파까지 겹치며 올해도 실적 개선에 실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67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 줄었다. 2분기도 영업이익이 36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3분기는 영업이익이 610억 원으로 49% 감소했다.

최근 진행된 조직 개편 역시 이처럼 부진한 실적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12일 그룹 대표를 교체하는 등 인사쇄신을 단행한 바 있다. 기존 배동현 대표 대신 그룹 내 전략·인사업무를 지휘한 경험이 있는 김승환 아모레퍼시픽그룹 인사조직실장 겸 아모레퍼시픽 인사조직유닛장을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로 선임하며 ‘젊은 피’ 수혈에 나섰다.

뷰티업계는 김 대표가 부임하는 내년부터는 아모레퍼시픽에 더 큰 변화의 바람이 몰아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적 부진이 길어진 만큼 50대 젊은 대표를 맞아 쇄신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패션기업들도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랜드는 미쏘, 로엠 등 6개 브랜드를 운영중인 여성복 사업부를 매각하는 대신 스파오 등 제조유통일괄형(SPA) 브랜드와 스포츠 브랜드를 키우고 온라인 플랫폼에 투자하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온라인 소비가 가속화된 만큼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방침이다.

삼성물산과 LF 등 패션기업들도 비효율 매장을 정리하고, 온라인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핵심 브랜드인 빈폴의 스포츠 라인을 중단하고, 액세서리 라인은 온라인 사업으로 전환한다. 내년 2월까지 빈폴스포츠 매장 100여 개, 빈폴액세서리 매장 50 여개를순차적으로 폐점한다. LF도 연내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 매장 30여 개를 정리하고 헤지스, 마에스트로 등의 비효율 매장을 정리할 예정이다.

패션업계는 최근 코로나 재확산세로 매출 타격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매출의 60~70% 이상이 성수기인 겨울에 나오기 때문이다. 업계는 코로나사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온라인 판매로 돌파구를 찾는다는 입장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두꺼운 옷을 팔아야 매출이 나오는데 1,5단계, 2단계 얘기가 나오다 보니 우려감은 있다"면서도 "브랜드들이 이런 일을 한두 번 겪은 게 아니다보니 당황한다기보다는 온라인 전환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예온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