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형제들 지분 투자 ‘투자금 회수’ 불확실성 우려
공정위 뜻대로 요기요 매물로 나오면 ‘최적 인수 후보’ 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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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배달 앱 이미지. 연합뉴스. |
19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의 배민 인수에 대해 자회사인 요기요를 매각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아 승인하기로 했다. 국내 배달 앱 1·2위 사업자인 배민과 요기요가 결합하면 시장 점유율 99%에 달한다는 이유에서다.
시장에서는 공정위의 이 같은 결정이 사실상 ‘합병 불허’와 다르지 않다고 해석한다. DH 측 역시 이에 반발하며 추후 이의를 제기한다는 입장이다. 공정위는 다음달 초께 전원회의를 열고 기업결합 승인 조건 등을 최종적으로 확정한다.
배민-요기요 딜 무산 가능성이 높아지며 네이버도 긴장하고 있다. 국내 대표 플랫폼 사업자인 네이버는 그간 꾸준히 배달앱 업체 등에 투자를 진행해왔다. 최근에는 배달대행 서비스 ‘생각대로’를 운영하는 인성데이타에 400억원을 투자했다. 배달대행 서비스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도 240억원을 넣었다.
특히 지난 2017년에는 350억원을 출자해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지분 5.03%를 확보한 바 있다. 그러다 DH가 우아한형제들에 러브콜을 보내자 네이버 이사회는 작년 말 해당 주식을 DH측에 매각하기로 결의했다. 수천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남길 기회지만, 공정위의 판단 탓에 놓칠 위기에 처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딜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예상하기 힘들다는 점에 주목한다. 우선 우아한형제들의 기업 가치가 변하는 것이 아닌 만큼 투자금 회수 관련해서는 네이버의 고민이 크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DH 측이 공정위 결정대로 요기요를 실제 팔기로 결정할 경우 네이버의 속내는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 배달앱 시장은 배민과 요기요가 양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쿠팡(쿠팡이츠), 위메프(위메프오) 등 경쟁 상대들이 막 출사표를 던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요기요가 매물로 나온다면 이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만년적자’에 시달리는 기업들이라 재무적으로 부담이 커 보인다.
대신 네이버는 사업 연관성, 소비자 선호도, 자금 여력 등을 감안했을 때 요기요 인수의 ‘최적격 후보’로 꼽힌다. 배달앱 시장에 아직 공식적으로 진출하지 않았을 뿐, 플랫폼을 비롯해 사실상 갖출 수 있는 모든 조건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만일 요기요가 매물로 나온다면 수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네이버는 5조원에 이르는 현금성 자산을 쌓고 있다.
한편 DH 측은 요기요를 팔거나 배민 인수를 포기하는 안 등은 염두에 두지 않는다고 선을 긋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