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부동산 시장 쑥대밭 만들었다"
민주당 "아파트에 대한 환상 버려라"
전국 아파트값 8년 6개월만에 최고치...文대통령 지지도 조국 사태 이후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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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최근 집값 급등에 전세난까지 겹치면서 서민들의 한숨이 깊어진 가운데 정부가 발표한 추가 전세 대책을 놓고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정부가 일말의 반성도 없이 최근의 부동산 상황을 '저금리' 탓으로 돌리면서 실효성 없는 대책만 내놓는 탓에 부동산 시장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 野 "현실감각 없는 대책" VS 與 "아파트 환상 버려라"
정부가 전세난 해소 대책을 발표한 직후인 20일에도 정치권은 '호텔 전세' 논란으로 들끓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2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호텔 방을 개조해서 전세로 쓰자는 제안 자체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처치 곤란한 상가나 호텔에서 어쩔 수 없이 사는 것을 국민은 주거 안정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공감 능력이나 현실 감각, 정책 능력도 없는 사람들이 모여 앉아 부동산 시장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류성걸 의원은 "알맹이가 하나도 없는 정책"이라며 "부동산은 수요자가 살고 싶은 주거 형태가 돼야 한다. 호텔은 그 형태가 될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임대차 3법이 전세난을 초래했다는 지적은 동의하기 어렵다며 그간 내놓은 부동산 대책을 '방어'하는데 온 힘을 쏟았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미래주거추진단장은 같은 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본부에서 연 현장 토론회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나 "아파트에 대한 환상을 버리면 임대주택으로도 주거의 질을 마련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강조했다.
진 단장은 임대차3법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과 관련해 "임대를 통해서라도 주거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가자는 것으로,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는 늘 죄송한 마음"이라며 "그러나 제도가 안착해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허영 대변인은 19일 논평에서 임대차 3법이 전세난을 초래했다는 지적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며 "계약갱신청구권 행사가 전세난에 일부 영향이 있을 수 있지만, 역대 최저 수준의 저금리, 가구 분화로 인한 임차수요 증가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시장 상황을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 전국 아파트값 2012년 5월 이후 최고치...文대통령 지지도 '뚝'
정부가 전세난, 집값 급등의 원인을 대책이 아닌 '저금리' 탓으로 돌리는 사이 집값은 더욱 빠르게 치솟고 있다. 실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1월 셋째 주(16일 기준) 전국의 주간 아파트값이 0.25% 상승해 지난주(0.21%)보다 오름폭을 키웠다.
이번주 상승률은 감정원이 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8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치다.
이처럼 전국 아파트값이 8년 반만에 최고치로 급등한 것은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서울과 수도권의 전세 품귀로 전셋값이 크게 뛰면서 전세 수요 일부가 중저가 주택 매수로 돌아선 것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집값이 뛰면서 서울 외곽과 수도권의 중저가 아파트를 구매하는 수요도 늘고 있다. 서울부동산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는 3457건으로 9월 거래량 3770건에 육박했다. 아직 신고기한(30일)이 남아있는 상태지만 종로구, 강북구 등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거래량이 전월을 넘어섰다.
들끓는 민심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 하락으로 이어졌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이달 16∼18일 사흘간 전국 유권자 1506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지지도는 42.5%로 전주보다 1.8%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조국 전 법무장관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졌던 지난해 10월 2주차(41.4%) 이후 58주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반면 부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2.3%포인트 오른 53.3%로 나타났다. 이 역시 조국 사태 당시의 56.1% 이후로 최고치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도 희비가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0.8%포인트 하락한 32.0%를 기록한 반면 국민의힘은 29.5%로 전주보다 2.2%포인트 상승했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