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코로나19 "우한발 아냐"…‘중국 밖 발원’ 주장 본격화하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11.21 10:29
[에너지경제신문 권혁기 기자]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발원지가 우한이 아니라는 주장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前) 중국질병예방센터 수석 역학 전문가인 쩡광(曾光)이 지난 19일 열린 온라인 학술회의에서 "우한(武漢)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곳이지 기원한 곳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쩡광은 "중국은 2003년 사스 발발 후 새로운 형태의 폐렴을 보고하는 세계 최고의 감시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이 덕분에 세계 최초로 코로나19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피력했다.

우한

▲서울의 한 종합병원에 게시된 코로나19 관련 안내문. 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이번 주장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기원 조사팀을 발족시킨 가운데 나왔다. 조사팀은 우선 중국 전문가들과 접촉한 후 추후 현장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쩡광은 지난해 12월 우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처음 보고되기 전 이탈리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유행했을 수 있다는 이탈리아 연구 결과를 인용하면서 이런 주장을 폈다.

하지만 그가 인용한 연구를 내놓은 이탈리아 연구팀의 책임자인 지오바니 아폴로네는 중국 측이 자신들의 연구 결과를 ‘아전인수’ 격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폴로네는 "이번 발견은 단순히 중국에서 제때 전염병이 발견되지 못했음을 입증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고 SCMP는 전했다.

코로나19의 존재를 처음 세상에 알렸다가 경찰에 끌려가 훈계를 당하고 후에 코로나19 감염으로 사망한 리원량(李文亮) 의사의 사례가 보여줬듯이 중국이 코로나19 확산 초기 상황 은폐에 급급해 세계적인 대확산을 막을 중요한 기회를 놓치게 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은 바 있다.

그동안 코로나19가 중국에서 기원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는 식의 수동적 방어 수준의 주장을 펼쳤던 중국은 최근 코로나19가 외부에서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특히 중국은 ‘외부 유입설’의 근거로 자국 내 코로나19 확산이 크게 억제된 사이 해외에서 들여온 냉동식품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된 사례를 내세우기도 했다.

중국질병예방통제센터 전염병학 수석전문가 우쭌여우(吳尊友)도 최근 냉동 해산물이나 고기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에 유입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재 중국으로 들어오는 냉동식품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이것이 곧바로 중국이 주장하는 외부 유입설을 뒷받침하는 결정적인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의 주장과 달리 실제로 우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원된 것일 경우 중국서 해외로 퍼진 바이러스가 다시 중국으로 역유입된 것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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