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경의 눈] '오락가락' 정책에 무너지는 K-방역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12.03 10:53


이나경0901-1

▲이나경 산업부 기자.

잠시 잦아드는 것 같던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국내 발생 확진자 수는 개편된 거리두기 적용을 시작하고 불과 나흘만인 지난 11일 113명으로 세 자릿수를 찍고 일일 신규확진자는 8개월 만에 다시 500명대에 들어섰다. 수도권 확산세가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자 사회적 거리두기는 1.5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됐다.

무엇보다 지난 1∼2차 대유행 당시 집단감염 이어지던 감염이 이제는 동시다발적 일상감염으로 전국화 양상을 띄고 있어 상황은 더 심각하다.

이에 정부의 소비와 외식 진작을 위해 추진한 8대 소비쿠폰 정책도 또 다시 멈춰섰다. 8대 소비쿠폰은 쓰러진 경제를 일으키기 위해 정부가 1618만 명을 대상으로 외식, 관광 숙박 등의 소비시 할인혜택을 제공해주는 소비 진작책이다.

하지만 의도와 달리 정부의 이 같은 정책은 국민들에게 ‘느슨한 방역’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를 줬다. 대면접촉을 최소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음식, 숙박, 여행 등 소비쿠폰을 뿌려 되레 국민들에게 외부활동을 늘리도록 유도했기 때문이다. 실제 일각에선 소비쿠폰으로 인해 접촉과 이동이 늘어난 영향으로 코로나 19가 확산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앞서 지난 8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8대 소비쿠폰 정책을 한차례 중단했음에도 잘못된 상황을 그대로 답습했다는 정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거세다.

성급한 조치는 결국 여행 및 호텔 업계는 물론 산업 전반에 혼란을 야기했다. 호텔 등 숙박 업계는 간신히 올려 놓은 투숙률을 이번 발급 중지로 인해 다시 떨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소비자들 역시 외식 및 호캉스를 위해 계획했던 일정이 틀어지며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경제보다 방역이 먼저다. 방역이 실패하면 경제 살리기와 일자리 창출, 소비촉진 모두 불가능해진다. 다소 고통이 따르더라도 국민 개개인 모두가 방역의 주체가 돼 이번 연말연시 모임을 취소하고 이동을 최소화 해야한다. 평범했던 일상을 되찾기위해 우리 모두의 성숙한 시민의식을 통해 방역에 힘써야 할 때다.


이나경 기자 nak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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