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규제지역 풍선효과 춘천·원주까지 확산

권혁기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0.12.16 16:28

저가 아파트 많아 전세 낀 ‘갭투자’ 움직임
집값 오르자 매물 거둬들이며 관망

[에너지경제신문 권혁기 기자] 전국적으로 집값이 크게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규제지역 ‘풍선효과’가 경기도를 거쳐 강원도로 확대되고 있다.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아파트 거래 현황 중 서울 거주자가 경기도를 제외한 지방에서 아파트를 많이 매입한 지역은 강원도로 815건을 차지했다. 그중 원주시가 367건으로 강원도 전체 아파트 거래 중 45%를, 춘천시는 121건으로 14.8%를 기록했다.

춘천과 원주가 주목을 받는 것은 지리적으로 서울과 가깝다는 이점과 함께 각종 부동산 관련 규제로부터 자유로워 대출 등이 어렵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아직 서울 등 수도권에 비해 아파트값이 낮은 반면 전세가율은 높아 갭투자가 용이한 것도 작용했다. 실제 지난 11월 기준 강원도 전세가율은 80.6%다. 강릉(86.9%)과 춘천(85.0%)이 상대적으로 높고 원주(78.6%)는 다소 낮다.

이 때문에 부동산 투자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춘천과 원주에 대한 갭투자 얘기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수도권에 투기과열지구에 1주택을 보유한 한 커뮤니티 회원은 "2~3년 내 매매 해야 하는데 단기투자로 원주를 보고 있다"는 글을 올렸고, 이에 다른 회원들은 "원주에 말도 안되게 싼 아파트가 많다", "혁신도시 쪽에 한달 새 1억원이 오른 곳도 있다. 잡으려면 서둘러야 할 듯" 등의 댓글을 달았다.

서울 거주자 강원도 아파트 매입 현황

▲서울 거주자 강원도 아파트 매입 현황.

실제 춘천시 온의동 ‘온의 롯데캐슬 스카이클래스’ 전용 99㎡는 지난 5일 5억2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전세가는 4억2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소양로2가 ‘e편한세상 춘천’ 78㎡는 같은날 2억8500만원으로 신고가를 새로 고쳤는데 전세는 2억2000만원이다. 6500만원으로 갭투자가 가능하다.

춘천시 A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아파트값이 싸다 보니 외지인들의 갭투자 문의가 많다"면서 "어떤 매물은 매수자가 집도 보지 않고 위임장만 보내 계약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갭투자들이 관심을 갖으면서 이들 지역 아파트값도 강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춘천과 강릉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0.62%로 강원도 내에서 가장 높았고, 속초는 0.33%, 원주는 0.31% 올랐다

원주시 지정면 가곡리 원주기업도시 ‘유보라 아이비파크 1단지’ 전용 84㎡는 지난 11일, 직전 거래대비 3000만원 뛴 3억원에 거래됐다. 지난 4월 2억2000여만원과 비교하면 8000만원(36.3%) 가까이 치솟았다. ‘호반베르디움 더리버’ 84㎡는 이달 2일 2억6500만원에서 3일만에 3억원으로 상승했다. 이밖에도 원주 곳곳에서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원주시 B공인중개사는 "한 달도 되지 않아 수천만원씩 뛰고 매수 문의가 많으니까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며 "간보기 하듯 집을 우선 높은 값에 내놓고 매수의향이 있다고 하면 다시 빼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강원도 지역에 투자자들의 몰리는 또 다른 이유는 아파트값이 낮아 세금 부담이 적다는 것이다. 원주에는 아직 공시가격 1억원 미만인 아파트들이 많다. 공시가격이 1억원 이하면 주택 취득할 때 주택수에서 제외되고 다른 주택을 취득할 때도 중과 주택수에서 제외돼 1%의 취득세가 적용된다. 양도세에서는 주택수에 포함되지만 중과는 배제된다.

원주시 C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세금이 싸니까 쇼핑하듯 매물을 고르는 큰손도 있다"면서 "대부분 서울 거주자들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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