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사무관' 사칭 주의보…신종 보이스피싱에 '경보'

저리 대출 등을 이유로 크게 세 사람 동원돼 조직적으로 자금 편취



"금감원, 금융회사라며 자금을 요구하는 경우 100% 사기"

▲금융감독원 직원 사칭 금전공탁서.(자료=금감원)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금융감독원 건전경영팀 담당 김동철’.

금융감독원이 이처럼 금감원 직원을 사칭해 돈을 가로채는 신종 보이스피싱이 성행하고 있어 금융소비자 주의가 필요하다는 경보를 내렸다.

25일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금감원을 사칭해 피해자에게 추가 신규대출은 금융거래법 위반이라며 자금을 편취하는 보이스피싱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금감원 불법사금융신고센터에 접수된 상담 건수는 지난달 말 299건으로, 전월(202건) 대비 48% 증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을 사칭해 기존대출을 상환해야 한다며 자금을 요구하는 경우 100% 보이스피싱"이라며 "소비자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사기수법은 크게 세 사람이 동원돼 조직적으로 이뤄진다. 먼저 한 사람이 기존 대출을 정부지원자금(생활자금)의 저금리 대출을 해주겠다며 피해자에게 문자나 전화로 접근한다. 인터넷이나 SNS 등 대출광고를 클릭해 전화번호를 남기면 사기범이 해당 전화번호로 사기 시도를 하기도 한다. 이 경우 사기범은 대출 상담 과정에서 대출한도가 나오는지 조회해야 한다며 피해자에게 신분증·통장 사본 등 개인정보를 요구한다. 또 대출이 가능하다고 하며 메시지로 전송한 인터넷(URL)을 클릭하도록 해 ‘전화 가로채기 악성앱’을 설치하도록 한다.

▲카카오톡을 이용한 사기 대출 상담.(자료=금융감독원)

이후 기존대출 취급 금융사 직원을 사칭한 또 다른 사람이 금융사에서 대출을 추가로 받는 것은 금융거래법 위반이라며 피해자를 협박한다. 금융거래법을 위반하면 모든 금융거래가 정지된다고 하면서 금감원 직원이 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를 위해 전화를 할 예정이라고 피해자를 속인다. 피해자가 사기인지 의심스러워 기존 대출 취급 금융사나 금감원에 확인 전화를 하더라도, 전화 가로채기 앱이 깔려 있어 사기범이 모든 전화를 가로챈다.

금감원 직원을 사칭한 또 다른 사기범은 금융거래법 법 위반 해소를 위해 피해자에게 과징금 명목으로 자금을 요구한다. 이때 사기범은 금감원 정식 로고가 보이는 금전공탁서를 사기과정에 활용하는데, 금전공탁서 하단에는 금감원 건전경영팀 담당 김동철, 소비자피해예방팀 조성익 팀장이란 식으로 표기돼 있다. 이 사기범은 금융거래법 위반으로 가상계좌 생성이 불가하다며 계좌 이체가 아닌 현금으로 상환을 유도한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계좌이체의 경우 지급정지 조치를 통해 피해금을 환급받을 수 있으나, 현금으로 직접 사기범에게 건네면 피해구제를 받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대출을 빙자한 사기수법에 금감원을 사칭한 수법을 접목한 유형이 늘어나고 있다"며 "금감원 또는 금융회사 직원이라며 자금을 요구하는 경우 100% 사기이므로 무조건 거절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