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4일간 4000억 이상 불어난 신용대출
금감원 11일 회의서 은행권에 월별 총량관리 등 당부
은행 "당장 강한 규제는 없지만…모니터링 등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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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의 한 시중은행. 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새해 들어 신용대출 증가 분위기가 나타나자 금융당국이 각 은행들에 대출 관리에 나서 줄 것을 다시 한번 주문했다. 은행들은 올해 가계대출을 연간뿐 아니라 월간 단위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단 이제 연초인 만큼 은행들은 신용대출 문턱을 낮추는 지금의 완화 기조를 당분간 유지하면서 시장 상황을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전날 오후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주요 은행을 비롯해 총 17개 은행 여신담당 부행장들과 화상회의를 진행했다. 새해 들어 신용대출이 불어나자 현재의 대출 상황을 점검하고, 은행들이 대출 관리에 나서줄 것을 당부하기 위해서다.
금감원은 이날 은행들에 신용대출 증가 속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연간 단위뿐 아니라 월간 단위로 대출 총량관리에 나설 줄 것을 재차 강조했다. 은행들은 올해 월간 단위로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제출한 상태다. 금감원은 또 은행들이 제출한 대출총량 관리 계획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이달 중으로 각 은행별 협의를 거쳐 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신용대출뿐 아니라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 등도 은행들이 각 항목별로 제출한 관리계획에 따라 지킬 수 있도록 신경 써줄 것도 요청했다.
은행권은 지난해 신용대출이 급증하자 연말에 신용대출 문턱을 대폭 높였다가, 새해 들어 다시 완화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이달 일시에 수요자들이 몰리며 신용대출이 예상보다 많은 수준으로 불었다. 은행권에 따르면 앞의 5대 주요 은행 신용대출 잔액은 이달 7일 기준 134조1015억원으로, 지난해 말(133조6482억원)에 비해 영업일인 4일(4∼7일) 만에 4534억원이 늘었다. 마이너스통장 신규는 7411개(2411억원)으로,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46조7721억원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증시 호황 등에 따라 ‘빚투(빚내서 투자)’가 늘어나는 게 아닌 지 우려하고 있다.
은행권은 대출 증가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도 현재로써는 대출 수준을 다소 완화한 지금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 규제에 따라 지난해 11월 30일부터 연 8000만원 이상 고소득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 규제 등은 은행권 공통으로 적용하고 있다. 여기에 몇몇 은행들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자체적으로 강화하거나, 전문직을 대상으로 신용대출 한도를 줄이면서 대출 문턱을 완전히 낮추지는 못한 상황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대출을 받기가 어려웠던 전월과 비교를 하면 이달 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관리하지 못할 수준으로 급증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현재 대출이 늘어난다고 해서 지난해 연말처럼 강한 강도로 대출 문턱을 대폭 높이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신용대출을 연간으로 관리했기 때문에 지난해 말 강력한 대출 관리에 들어갔는데, 지금은 연초라 당장 강한 수준의 대출 규제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도 "금융당국이 대출 증가에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대출에 대한 제어는 어느 정도 계속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