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받는 탈원전 추진과정 위법 논란…野 "절차상 문제" vs 산업부 "문제 없다"

전지성 2021-01-14 16:02:42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감사원이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를 시작으로 감사에 들어간 ‘탈(脫)원전’ 등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정책 수립과정에 대해 위법성 논란이 불거질 조짐이다.

 

특히 에너지전환 정책은 현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데다 이 정책 추진 과정에서 이루어진 월성원전 1호기 조기폐쇄 관련 감사원 감사가 진통 끝에 마무리된데 이어 현재 검찰수사까지 받고 있어서 정치권 논란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높다.  

 

관련 공익감사를 청구한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정갑윤 전 의원측은 현 정부가 최상위 국가 계획인 에너지기본계획(에기본)을 바꾸지 않고 탈원전 등 에너지전환 정책을 추진해 위법성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반면 산업부는 에기본이 최상위 에너지 국가 계획인 것은 맞지만 구속력을 갖지 않은 행정계획이라서 반드시 이 계획에 따라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 것이 아닌 만큼 법적인 문제는 없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번 감사원 감사는 정갑윤 전 의원이 2019년 6월 공익감사를 청구한 데 따른 것이다. 정 전 의원 등이 문제 삼은 것은 문재인 정부가 에너지 관련 최상위 정책인 에기본을 수정하기 전에 하위 정책인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을 먼저 수정해 탈원전 등 정책을 추진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비구속적 행정계획인 제2차 에기본 수정 없이 제8차 전기본을 수립한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고 입장을 냈다. 에너지기본계획이 전력수급계획의 상위 개념이긴 하지만 법적인 구속력은 없다는 것이다.

 

에기본은 5년마다 수립되는 에너지대책의 청사진이다. 현재 시점부터 향후 20년 동안의 에너지 수요·공급 전망, 에너지 확보·공급 대책, 에너지 관련 기술 개발과 인력양성 계획, 어떤 종류의 에너지 비중을 늘려갈지 등의 내용이 담긴다.

 

전기본은 전기사업법에 따라 전력수급의 안정을 위해 수립하는 행정계획으로 2년마다 발표된다. 기본적으로 에기본의 방향성에 맞춰 전기본 역시 만들어지기 마련이지만, 박근혜정부가 탄핵으로 4년 만에 막을 내리고 문재인 정부 들어 2017년 말 만들어진 제8차 전력수급계획은 박근혜정부 임기 당시(2014년) 만들어진 제2차 에기본과는 궤를 크게 달리한다.

 

제2차 에기본은 원전의 추가건설은 물론 원전을 우리나라 산업의 신동력으로 삼으려는 구상이 나와 있다. 반면 2017년 문재인정부 당시 발표된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월성 1호기의 조기폐쇄는 물론 원전에서 친환경 에너지로의 에너지 정책의 대전환이 나타나 있는 것이 특징이다.

 

 

◇ 감사원 "국민감사 요청 따른 감사, 탈원전 감사 아냐"

 

이번 감사는 월성 원전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을 따져달라는 국회의 감사요구와 같은 시기 착수됐지만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감사원에 따르면 월성 원전 1호기 조기폐쇄는 공공기관 감사국, 이번 에너지정책 수립 관련 감사는 공공감사청구 감사국에서 담당하고 있다.

 

감사원 측은 "국민 300인 이상의 청구가 들어오면 감사원 자체적으로 감사 실시 여부를 심의한다"며 "당시 정 전 의원은 4가지 항목의 감사를 청구했는데 3가지 항목에 대해선 감사를 하지 않기로 했고 에너지정책 수립 과정에 대한 항목은 감사를 실시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당은 지난해부터 줄곧 감사원이 중립성을 지키지 않고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감사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다만 감사원은 "이번 감사는 탈원전 정책에 대한 감사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논란이 불거지자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7차 전기본에 전력 수요가 과다계상돼 이를 바로 8차 전기본에서 바로잡은 것"이라며 "감사가 필요한 것은 7차 전기본인데 선후를 따져 정부의 정책수립 과정을 문제삼는 것은 최재형 감사원장의 정치행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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