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송별행사도 '마이웨이' 고수...공군기지서 퇴임한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1.16 10:34

바이든 취임식 직전 백악관 출발...군 예우 받으며 출발 원해



후임자 취임식 불참 1869년 이후 처음



트위터, 페이스북도 막혀..."분노와 혼란으로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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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AP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0일 열리는 조 바이든 차기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고 공군기지에서 자체적으로 퇴임 행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이 취임 선서를 하기 직전인 20일 오전 백악관을 출발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로 향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곳에서 송별 행사를 하고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을 타고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로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WP는 "최근의 어떤 대통령도 후임 대통령 취임식 동안 자신의 송별 행사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레드카펫에서 군의 예우를 받으며 군악대 연주 속에 출발하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졋다.

다만 계획은 유동적인 상태이며, 플로리다 도착 후에는 집회를 열어 고별 연설을 하길 희망했지만 가능성이 작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트럼프가 바이든 당선인 취임 전에 떠나는 것은 그 시점에 여전히 그가 현직 대통령이기에 에어포스원 탑승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만일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 이후까지 기다린다면 대통령 전용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바이든에게 허가를 요청해야 한다는 것이다.

역대 대통령은 백악관을 떠날 때 후임자를 위해 집무실에 편지를 남겨두는 전통이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 편지를 쓸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CNN은 전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식마저 마이웨이를 고수하는 것을 두고 미국 안팎에서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퇴임하는 미 대통령 부부는 의사당에서 열리는 후임 취임식에 참석하고 나서 군 헬기를 타고 정부 전용기가 있는 공군기지로 간다. 거기서 전용기를 타고 일반 시민으로서 그들이 가고자 하는 곳 어디든지 간다고 WP는 설명했다.

실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참석 후 대통령 전용헬기 마린원을 타고 앤드루스 기지로 이동, 대통령 전용기로 캘리포니아로 향했다.

당시 부통령이던 바이든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환송을 받으며 대통령 전용 리무진 '비스트'에 오른 뒤 델라웨어행 암트랙 열차를 타기 위해 워싱턴DC의 유니언스테이션으로 갔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2009년 1월 오바마 취임식 참석 후 앤드루스에서 군에 작별을 고하는 간단한 송별식을 했다. 이후 전용기를 타고 고향 텍사스로 떠났다.

후임자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는 대통령은 1869년 앤드루 존슨 이후 처음이다. 존슨 전 대통령 역시 트럼프처럼 하원으로부터 탄핵당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강력한 무기였던 트위터와 페이스북까지 막히면서 우울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CNN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한 참모와 욕설 섞인 대화에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을 다시는 언급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닉슨은 대선 경쟁 캠프의 도청을 시도하려 한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하원 탄핵소추 표결 직전인 1974년 8월 자진 사퇴한 인물이다.

즉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 난동 사태 후 사임 요구에 직면한 가운데 백악관에서 '닉슨'을 금기어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은 두 번째 탄핵을 헤쳐나가며 음침한 적막감 속에 한때 측근들로부터도 점점 고립되고 있다"며 "더는 대통령이 아닐 때 그를 기다릴지도 모를 법적, 재정적 재앙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마지막 나날은 분노와 혼란으로 기록됐다고 소식통들이 전한다"며 "참모들은 분노하고 고립된 대통령을 억제하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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