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대] 車 산업 무게추 친환경차로···"韓 기업 위기이자 기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1.20 14:34

전기차 보급·인프라 확대 속도전···車 환경 규제 부담 생길 듯
‘신시장 개화’ 기회 삼을 수도···K-배터리는 ‘환호’

Tesla Korea, 국내 첫 Tesla 센터 부산에 오픈(3)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차량 이미지.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무게추’는 친환경차 쪽으로 빠르게 기울 전망이다. 미래차로 산업 전환에 적극적이었던 기업들이 기회를 맞이하는 반면 그렇지 못한 기존 강자들은 위기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완성차 기업들은 발 빠르게 바이든 시대를 준비하고 있고 ‘K-배터리‘ 업체들도 수혜가 기대된다.

바이든 대통령 시대 핵심 정책 중 하나는 2050년까지 미국 내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친환경·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2조달러(약 2200조원)가 투입된다.

관용차 등을 전기차·수소차 등으로 바꾸고 일반인들에 대한 적극적인 친환경차 보급 정책 등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선거전 당시 2030년까지 충전소 50만개 추가 설치, 모든 버스와 정부 차량의 전기차로 전환, 세제 혜택, 전기차 제조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소비자 인센티브 제공 등을 약속한 상태다.

이에 따라 기존 사업자들은 ‘녹색 규제’에 대한 부담감을 안게 됐다. 탄소 배출이 많은 국가나 기업에 ‘탄소국경세’를 도입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자국 기업들과 이해관계를 따져본 뒤 자동차 연비에 대한 규제가 추가될 여지도 있다.

같은 맥락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우선 친환경차 관련 인프라 확장에 힘을 쏟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은 영토가 넓고 일부 도시를 제외하면 인구밀도가 낮아 전기차·수소차 등을 활용하기 좋지 않은 편이다. 다만 테슬라 등 일부 기업들이 선전하며 전기차 판매는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미국 내 전기차 판매는 2014년 10만대를 기록했고, 작년에는 60만대에 육박했다.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기업들은 바이든 시대를 위기이자 기회로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내연기관차에 쏠려 있던 무게추가 빠르게 친환경차로 옮겨가며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사진1)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현대차그룹은 발 빠르게 새 행정부와 협력해 전기차와 수소차의 인프라를 확충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상태다. 또 내년까지 미국에서 판매하는 친환경차 모델을 10종까지 늘리겠다고 선언했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차량 4종과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 2종, 순수전기차 3종, 수소차 1종 등을 미국에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폭스바겐은 올해부터 미국 내 전기차 생산량을 2배 늘리고 전기차 신차를 20종 이상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제너럴모터스(GM)는 수조원대 투자를 계속하며 전기차 생산 기지를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는 글로벌 시장 내에서 높은 점유율을 가져가고 있는 ‘K-배터리’에는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공격적으로 전기차 확장 계획을 세우고 있는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협력 관계다.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해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기업들은 현지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며 늘어나는 수요에 대비하고 있다. LG와 SK가 ‘배터리 분쟁’을 벌이며 소송전을 펼치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바이든 시대 자동차 산업은 친환경차라는 분명한 방향성을 가지고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각 기업과 국가 입장에서 이는 커다란 위기이자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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