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보하는 금값, 다시 오를 수 있을까?..."올 상반기 2000달러"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1.01.25 08:19   수정 2021.01.25 08:2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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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대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값이 박스권에 갇힌 채 횡보하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경제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수그러들지 않았고, 미 달러화의 약세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금값이 모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올 상반기부터 금 가격이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등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은 전 거래일 대비 온스당 0.51%(9.70달러) 내린 1856.2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금 가격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글로벌 경제가 맥을 못 추면서 지난해 8월 사상 처음으로 2000달러 고지를 밟았다. 그러나 이후 온스당 1800달러에서 1900달러의 박스권에서 제자리 걸음 중이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장기화와 재확산세에 따른 불확실성 지속, 미 달러화 약세 등은 금값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되지만 시장은 이를 반영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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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네이버금융


이날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전 세계 누적 확진자는 9880여만 명, 누적 사망자는 211여만 명으로 집계됐다.

피해가 가장 심각한 국가인 미국의 경우 하루 신규 감염자는 20만명 선을 밑돌고 있지만 최근엔 사망자가 또 다시 4000명을 넘긴 상황이다. 코로나19 통제의 희망으로 여겨졌던 백신의 경우에도 접종에 속도를 높이고 있지만 여전히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앤드류 쿠오모 주지사는 "현재의 공급 속도라면 지금 백신 접종 대상자들에게 충분한 백신을 확보하는 데 7개월 반이 걸린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백신 공급을 늘려달라고 촉구했다.

‘코로나 종식’을 선언해 작년 세계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이룬 중국에서도 코로나19가 재확산하고 있다. 23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전날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107명으로, 이 중 90명이 중국 본토 내 발생했다. 상하이에서는 지난 21일 지역사회 감염 확진자가 두 달 만에 다시 발생했고 수도 베이징에서도 집단감염 사례가 집계되고 있다. 이미 허베이성의 스자좡과 헤이룽장성의 일부 지역에서는 도시봉쇄가 진행 중이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진자 판정이 까다롭기 때문에 실제로는 더 많은 감염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달러화 약세도 계속되고 있다.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의 경우 22일 90.21를 기록하면서 거의 3년 만에 최저치인 이달 초의 89.206보다는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지난 한 해 동안 7% 가량 밀리는 등 하락 추세가 뚜렷한 양상이다. 금은 달러로 거래되기 때문에 달러화 가치가 하락하면 금의 상대적인 가격 매력이 높아져 수요가 증가한다.

이처럼 금을 둘러싼 여러 상승 요인에도 금값이 박스권에서 행보한 것은 시중 자금이 위험자산에 쏠리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약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취임한 지난 20일 모두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서클 스퀘어드 얼터너티브 인베스트먼트의 제프리 시카 창립자는 "증시 상향 모멘텀이 계속되는 한 금값은 좁은 범위에서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올 들어 무섭게 치고 올라가는 미 국채 수익률이 금값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제 전체의 차입 비용 벤치마크 금리인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지난 4일 0.915%에서 1.086%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국채수익률과 국채 값은 반대로 움직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앞으로 금값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의 자산운용사 반에크의 이마루 카사노바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2021년 상반기 내 금값은 1800달러에서 최대 2000달러 사이에 머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가격 대비 약 7% 가량 상승여력이 있다는 의미다.

그는 또한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금융시스템에 많은 리스크가 존재할 것으로 보여 3년에서 5년 이내 온스당 3000달러까지 뛴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금값을 둘러싼 주요 리스크로는 기록적인 수준의 국가 및 기업 부채, 인플레이션, 자산 거품이 꼽혔다.

카사노바 매니저는 또 금시장의 강세장 추이에 대해서 설명했는데 과거의 상승세를 고려하면 앞으로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금의 마지막 강세장은 2001년부터 2008년까지였는데 이때 금값이 300% 가량 올랐다"며 "현재 금값의 상승세는 2015년부터 시작됐고 코로나19로 상승폭이 가팔라졌지만 더 높은 추세로 갈 여지는 분명히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카사노바 매니저는 "만약에 인플레이션이 실제 문제로 떠오르기 시작하면 금 가격은 더욱 뛸 것이고 온스당 3000달러 전망은 보수적인 수준에 불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실질금리가 앞으로 몇 년 동안 낮을 것이란 전망이 금값을 지지하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실질금리 수준을 나타내는 미국 10년물 물가연동국채(TIPS) 수익률은 현재 -1% 수준에 머물고 있다.

무디스는 "2021년에도 경기회복이 여전히 불완전하고 기술혁신으로 인한 장기적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 압박을 고려하면, 올해에는 디스인플레이션에 대한 리스크가 인플레이션 오버슈팅 리스크보다 높을 것"이라며 "이는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에 걸쳐 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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